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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퍼 리서치 이더리움·비트마인 공매도 리포트 해부…"플라이휠이 역회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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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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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saka 업그레이드 이후 수수료 90% 급락 분석
스팸 트랜잭션 급증·검증자 수익 감소 주장…이더리움 측 “과장된 해석”

 Ethereum (ETH USD): What Vitalik Knows, and Tom Lee Doesn't

Ethereum (ETH USD): What Vitalik Knows, and Tom Lee Doesn't

3월 5일, 월가의 공매도 리서치 기관 컬퍼 리서치(Culper Research)가 13쪽짜리 보고서 한 편을 시장에 던졌다. 제목은 「Ethereum (ETH USD): What Vitalik Knows, and Tom Lee Doesn't」. 표면상 이더리움에 대한 숏 선언이었지만, 리포트를 읽어보면 표적이 둘이라는 게 금세 드러난다. 하나는 ETH라는 자산이고, 다른 하나는 ETH를 재무전략의 중심에 놓은 상장사 비트마인(BMNR)와 그 회장 톰 리(Tom Lee)다.

컬퍼의 리포트는 단순한 가격 전망이 아니다.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의 온체인 데이터를 자체 SQL 쿼리로 분석한 것이 이 리포트의 핵심이며, 컬퍼 스스로 '이런 종류의 분석은 최초'라고 밝혔다. 이 리포트가 시장에서 무게를 갖는 이유는 컬퍼의 전력 때문이기도 하다. AppLovin은 컬퍼 숏 선언 직후 장중 15% 넘게 밀렸고, Iris Energy는 13% 급락하며 장중 낙폭 21%를 기록했다. Archer Aviation, Praxis Precision Medicines도 컬퍼 리포트 뒤 주가가 흔들렸다.

이번 리포트의 논증은 네 단계로 쌓여 있다. 하나씩 뜯어본다.

Ethereum (ETH USD): What Vitalik Knows, and Tom Lee Doesn’t / Culper Research

논증 ①: Fusaka가 수수료를 죽였다

컬퍼의 출발점은 2025년 12월 실행된 Fusaka 업그레이드다. 이 업그레이드로 이더리움 L1 가스 한도가 4,500만에서 6,000만 단위로 확대됐다. 비탈릭 부테린과 가스 한도 인상을 지지한 'Pump the Gas(PTG)' 이니셔티브는 수수료가 10~30% 감소하면서 L1 활동이 늘어나 오히려 토크노믹스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컬퍼는 이 계산이 크게 빗나갔다고 주장한다. 리포트에 따르면 실제 수수료 하락 폭은 약 90%였다. 가스당 중간값 기준 약 2달러에서 0.20달러로 떨어졌다. 컬퍼의 진단은 명쾌하다. 부테린과 검증자들이 L1 수요 탄력성을 EIP-1559 이전, L2 확산 이전의 낡은 모델로 계산해 3~9배 과대추정했다는 것이다.

수수료가 줄면 EIP-1559에 따라 소각되는 ETH도 줄어든다. 소각이 줄면 인플레이션이 가속되고, 이는 ETH의 '초음파 화폐(ultrasound money)' 서사를 정면으로 부정한다. 컬퍼의 논증에서 Fusaka는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ETH 토크노믹스의 핵심 기둥을 무너뜨린 분기점으로 자리매김된다.

Ethereum (ETH USD): What Vitalik Knows, and Tom Lee Doesn’t / Culper Research

논증 ②: 활동 급증의 실체는 '스팸'이다

Fusaka 이후 이더리움의 트랜잭션 수와 활성 주소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Fusaka의 성공으로 해석했고, 비탈릭 부테린 자신도 2026년 1월 이더리움이 탈중앙화·보안·확장성의 '트릴레마'를 해결했다고 선언했다. 비트마인 회장 톰 리는 이 지표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인물이다. 그는 활성 주소와 네트워크 사용량 증가를 근거로 "이더리움은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았다, 유틸리티가 올라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원인을 UBS, 스탠다드차타드, 피델리티 등의 기관 채택에서 찾았다.

컬퍼 리포트의 핵심 반박은 이 활동 지표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컬퍼는 2025년 1월~2026년 2월 이더리움 온체인 데이터를 ETH와 주요 스테이블코인(USDT, USDC, DAI) 트랜잭션까지 포함해 분석했고, 결과는 다음과 같다. Fusaka 이후 신규 지갑 성장의 95%가 더스팅(dusting) 지갑에 의한 것이며, 어드레스 포이즈닝 공격은 3배 이상 급증했고, 이 스팸 활동이 ETH 트랜잭션 성장의 50% 이상을 설명하며, 전체 ETH 트랜잭션의 22.5%를 차지한다.

컬퍼는 이 현상을 직접 검증하기도 했다. 두 개의 새 지갑을 만들어 서로 이체한 뒤, 5분 안에 양쪽 모두 포이즈닝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2026년 2월 기준 이더리움 메인넷 전체 트랜잭션의 22%가 어드레스 포이즈닝 공격이었으며, Fusaka 이후 포이즈닝 피해 손실은 이전 대비 8배 이상 빠르게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 컬퍼의 추산이다. CMU 연구진이 추정한 2022년 7월~2024년 6월 2년간 포이즈닝 피해액 8,400만 달러를, Fusaka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이미 추월한 8,700만 달러가 발생했다고 컬퍼는 주장한다.

이 논증이 톰 리를 직접 겨냥하는 지점은 명확하다. 톰 리의 논리를 역이용한 것이다. "톰 리의 논리대로라면, 유틸리티가 올라가지 않으면 ETH는 죽음의 소용돌이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정확히 그렇게 보고 있다."

Ethereum (ETH USD): What Vitalik Knows, and Tom Lee Doesn’t / Culper Research

논증 ③: 플라이휠이 역회전하고 있다

컬퍼의 세 번째 논증은 검증자 경제의 붕괴다. 수수료 급감은 검증자 수익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리포트에 따르면 가스 한도 인상으로 검증자들의 가스당 팁(priority fee) 수입이 40~50% 감소했다. 스테이킹 수익률이 떨어지면 스테이킹 수요가 줄고, 스테이킹이 줄면 네트워크 보안이 약해지며, 보안이 약해지면 기관 채택 서사가 무너진다. 컬퍼는 이 악순환을 "플라이휠이 역회전하고 있다(the flywheel is now running in reverse)"라고 표현했다.

이것이 컬퍼가 말하는 '죽음의 소용돌이'의 메커니즘이다. 블록스페이스 과잉→수수료 급감→소각 감소+검증자 수익 하락→스테이킹 수요 감소→네트워크 보안 약화→기관 이탈이라는 자기강화적 하향 루프다. 컬퍼의 리포트는 이더리움 일일 활성 검증자 수가 이미 2025년 7월에 정점을 찍었다고 지적하며, 이 루프가 이론이 아닌 현실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Chain Rankings by TVL / Defillama

논증 ④: 시장점유율은 솔라나와 L2에 뺏기고 있다

컬퍼의 마지막 논증은 이더리움의 문제를 단순 밸류에이션 이슈가 아닌 시장점유율 이탈 문제로 재프레이밍하는 것이다. 컬퍼는 이더리움이 베이스 레이어에서는 솔라나에, 그리고 자신의 L2 네트워크들에게 동시에 사용자 활동과 수수료 수익을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솔라나의 더 빠른 개발자 성장과 더 높은 DEX 거래량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를 기존 기술 주기에서 초기 지배자가 더 빠른 후발자에게 자리를 내주는 패턴에 비유했다.

이 네 가지 논증이 합쳐질 때, 컬퍼의 결론은 ETH 가격 하락이 아닌 ETH라는 자산의 구조적 투자 매력 약화가 된다. 그리고 이 프레임이 가장 날카롭게 꽂히는 대상이 바로 비트마인이다.

비트마인, 리포트의 화살이 꽂히는 곳

비트마인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에 했던 것을 이더리움에 적용한 기업이다. 2025년 7월부터 공격적으로 ETH를 매입해, 3월 첫째 주 기준 총 453만 ETH(약 89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ETH 공급량의 약 3.76%에 해당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형 이더리움 트레저리다. 보유분의 67%인 304만 ETH를 스테이킹하고 있고, 연간 약 1.74억 달러의 스테이킹 수익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ETH 공급량의 5%까지 보유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한 상태이며, 톰 리는 최근 ETH 가격 하락을 "매력적인 진입 지점"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컬퍼의 프레임에서 이 전략은 양날의 칼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마인의 ETH 보유분은 약 45% 수중(underwater) 상태로, 추정 미실현 손실만 약 74억 달러다. 주가는 2025년 7월 고점 대비 88% 하락했다. 3월 11일 기준 BMNR 주가는 약 20.81달러로, 52주 최고가 161달러와는 거리가 멀다. 스테이킹 수익 연 1.74억 달러는 74억 달러 손실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컬퍼가 노린 것은 ETH 가격 하락 자체가 아니다. 시장이 "ETH 대량 보유 기업"에 부여해온 프리미엄의 재평가다. ETH 토크노믹스가 '훼손됐다'는 컬퍼의 논증이 시장에 먹히면, ETH 가격 하락과 비트마인의 주가 프리미엄 축소가 동시에 일어난다. 이더리움 강세장의 가장 상징적인 수혜주가, 약세 서사에서는 가장 상징적인 피해주가 되는 구조다.

컬퍼 리포트는 어디서부터 과장인가

컬퍼의 리포트는 정교하지만, 곧바로 구조적 붕괴론으로 받아쓰기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먼저 수수료 급감이 의도된 설계였다는 점이다. Fusaka의 목표 자체가 수수료를 낮춰 L2로의 활동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었고, 수수료 하락을 "네트워크 악화"로 해석하는 것은 업그레이드의 맥락을 무시한다는 반박이 있다. 실제로 낮아진 가스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일 ETH 소각 규모는 2026년 2월 기준 12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연간 인플레이션율 0.8%를 상회하고 있다는 온체인 분석이 나왔다. '초음파 화폐' 역학이 무너졌다는 컬퍼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데이터다.

스팸 논쟁도 반론이 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 측 분석에 따르면, L2 배치 제출을 제외하면 스팸 트랜잭션은 실질 네트워크 활동의 약 4%에 불과하다. 컬퍼가 제시한 22.5%와 큰 차이가 나는데, 이는 L2 배치 트랜잭션을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수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스팸 신규 지갑 생성도 2026년 1분기 기준 전년 대비 약 12% 성장했고, 활성 주소는 Optimism, Arbitrum, Base, zk-EVM 등의 확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검증자 경제도 컬퍼가 그리는 것만큼 급박한 붕괴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 블록 보상은 블록당 약 2 ETH를 유지하고 있으며, MEV 포함 총 검증자 APR은 2026년 3월 기준 4~5% 수준이다. 이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약 1,900만 ETH가 스테이킹돼 전체 공급량의 약 2/3가 네트워크 보안에 참여하고 있으며, 스테이킹 대기열도 약 320만 ETH로 안정적이다.

비탈릭 부테린의 매도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왔다. 부테린의 부친 드미트리 부테린은 X에서 컬퍼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리고 이더리움 개발 로드맵과 L2 스케일링 솔루션의 지속적 출시가 컬퍼의 결론과 상충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리포트가 던지는 진짜 질문

결국 컬퍼 리포트의 가치는 결론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시장이 회피해온 질문을 정면으로 던졌다는 데 있다.

이더리움이 더 싸고, 더 빠르고, 더 확장 가능한 네트워크로 진화하는 과정이 ETH라는 투자 자산의 가치 포착에도 유리하게 돌아오는가? 네트워크의 기술적 성공과 토큰의 경제적 가치가 반드시 동행하는가? "좋은 기술이 반드시 좋은 투자는 아니다"라는 컬퍼의 프레이밍은, 이더리움 진영이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모호하게 두어 온 경계선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ETH는 3월 11일 기준 약 2,02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025년 8월 사상 최고가 약 5,000달러에서 60% 넘게 후퇴한 상태다. 미 현물 이더리움 ETF에서는 유출이 이어지고 있고,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는 18(극단적 공포)을 가리키고 있다. ETH 도미넌스는 10.1%로 쪼그라들었다.

컬퍼가 틀렸다고 단정하기도, 이더리움이 끝났다고 선언하기도 이른 시점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컬퍼는 이더리움의 기술적 진보와 투자 자산으로서의 가치 포착 사이의 균열을 가장 치밀한 논증으로 시장에 들이밀었고, 453만 ETH를 쥔 비트마인은 그 균열의 크기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됐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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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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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디스나

2026.03.12 10:15:1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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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만패

2026.03.12 10:13:33

SQL 쿼리 몇 번 돌린 게 대단한 분석인 양 떠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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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뷰가즈아11

2026.03.12 10:11:53

숏 스퀴즈 제대로 터지면 BMNR 인생 역전 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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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린이1호

2026.03.12 10:10:29

플라이휠 역회전하면 이더리움 다 팔아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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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회로풀가동

2026.03.12 10:09:14

숏 리포트 쏟아지는 거 보니 반등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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