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인력 감축 과정에서 직원들이 실제 업무를 하지 않은 채 받은 급여 비용이 2025년 67억달러(약 9조원)를 넘은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15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연방기관의 유급 행정휴가 급여 비용이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435%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5년 전체 비용은 약 95억달러(약 12조9000억원)였으며, 이 가운데 67억달러 이상이 이연 사직 프로그램과 관련된 것으로 추산됐다.
이연 사직 프로그램은 2025년 1월 28일 미국 인사관리처(OPM)가 연방 공무원에게 보낸 ‘Fork in the Road’ 이메일에서 시작됐다. 정부효율부(DOGE)의 인력 감축 정책과 연계된 방식으로, 약 200만명의 연방 공무원에게 사직을 선택하면 2025년 9월 30일까지 급여와 복리후생을 받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GAO는 분석 대상 기관에서 약 14만4312명이 이 프로그램과 관련한 유급 행정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추산했다. 유급 행정휴가는 업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급여를 받는 행정상 휴가다. GAO는 농무부·총무청·내무부·국방부의 급여 처리기관 자료를 분석했다.
67억달러는 확정된 전체 지출액이 아니다. GAO는 급여 자료와 프로그램 관련 가정을 바탕으로 비용을 산출했으며, 행정휴가 보고 과정의 오류가 실제 비용을 부풀렸을 가능성도 지적했다.
공휴일이 포함된 급여 기간의 행정휴가 보고량은 다른 기간보다 144% 많았다. 공휴일은 행정휴가로 보고해서는 안 되지만 일부 기관에서 잘못 집계된 사례가 확인됐다.
GAO는 인력 감축 목적의 행정휴가 비용을 다른 행정휴가와 분리해 추적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인사관리처(OPM)에 관련 데이터의 한계를 공개하고, 인력 감축용 행정휴가를 별도 분류하는 새 항목을 만들라고 권고했다. OPM은 권고를 받아들였다.
OPM은 비용을 장기 절감 효과와 함께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콧 쿠퍼(Scott Kupor) 미국 인사관리처(OPM) 국장은 포춘에 보낸 성명에서 일회성 비용 95억달러와 연방 인력 27만명 감축에 따른 연간 400억달러(약 54조원) 절감 효과를 비교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절감액이 실제로 실현됐는지는 이번 GAO 보고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인력 감축 이후 재채용도 이어졌다. 비영리단체 공공서비스파트너십은 2026년 4월 분석에서 이연 사직으로 비워진 자리를 다시 채우는 기관이 늘고 있으며, 새로 채용된 인력의 평균 직급이 퇴직자보다 1.4등급 낮았다고 밝혔다.
해당 분석에서 확인된 대체 채용 규모는 2만명 이상이었다. 연방수사국(FBI) 범죄수사 직군에서는 새로 채용된 인력과 이탈 인력 사이의 평균 직급 차이가 3.1등급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직급 차이가 서비스 품질이나 행정 효율성 저하로 직접 이어졌다는 인과관계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보고서는 인력 감축의 장기 절감 효과와 별개로 단기 급여 비용과 데이터 관리 문제가 함께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실제 순절감액을 판단하려면 재채용 비용과 생산성, 복리후생 지출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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