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웃돈 페가시스템즈, 주가는 5%↓… AI 성장에도 시장은 '실망'

매출과 수익 모두 월가 예측을 뛰어넘었지만, 페가시스템즈(Pega)의 주가는 정작 장 마감 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기술력과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분위기다.

페가시스템즈는 2025년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이 28센트를 기록하며,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24센트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3억8,450만 달러(약 554억 원)를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3억6,880만 달러(약 531억 원)를 웃돌았다. 순이익도 3,010만 달러(약 433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0만 달러(약 95억 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페가는 코드 작성 경험이 없는 사용자들도 업무 자동화 솔루션을 쉽게 구축할 수 있는 로우코드 플랫폼을 주력 제품으로 삼는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연결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고객 경험과 업무 흐름을 단일 뷰로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페가 플랫폼(Pega Platform)'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최근 해당 기업이 주력하는 영역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과 AI 에이전트다. 페가는 '페가 인피니티(Pega Infinity)'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사용자가 직접 AI 서비스 구상을 스케치로 시각화할 수 있는 '페가 제나이 블루프린트(Pega GenAI Blueprint)'와 수십 개의 AI 에이전트를 유기적으로 orchestrate할 수 있는 '페가 에이전틱 프로세스 패브릭(Pega Agentic Process Fabric)'도 최근 출시하며 AI 기반 수익성 확대를 노리고 있다.

알란 트레플러(Alan Trefler) CEO는 "페가의 독창적인 AI 접근법이 강력한 반기 실적을 견인했다"며 "AI의 창의성을 워크플로우 설계에 집중시킴으로써 예측 가능하면서도 혁신적인 실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요 성과 지표에서도 AI 기반 매출 성장의 조짐이 엿보인다. 연간 계약 가치(ACV)는 전년 대비 16% 증가했고, 클라우드 부문 ACV는 28% 상승해 특히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있었다. 실망 요인 중 하나는 구독 기반 서비스 매출이었다. 해당 분기 이 부문 매출은 2억4,000만 달러(약 346억 원)로, 시장 예상치인 2억5,130만 달러(약 361억 원)를 밑돌았다.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도 1억6,670만 달러(약 240억 원)로, 기대치였던 1억7,290만 달러(약 249억 원)에 미달했다.

이 같은 이유로 페가시스템즈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0% 넘게 급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일부 줄이며 5% 하락 수준에서 거래됐다.

다만 연초 이후의 흐름은 아직 긍정적이다. 페가 주가는 현재까지 약 9% 상승하며 S&P 500 지수 상승률인 7%를 앞서고 있다. 핵심 부문 실적이 아쉬움을 남겼지만, AI 및 자동화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향후 반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