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도입하면서 ‘에이전틱 프레임워크(agentic framework)’가 클라우드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AI 도구들이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데 지나지 않았던 반면, 현재는 복수의 에이전트(agents)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형태로 진화하며 데이터 거버넌스, 인프라, 업무 자동화 전략 전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 스튜디오에서 열린 ‘AI+클라우드 리더스 미디어 위크’ 행사에서 더큐브리서치의 존 퓨리어(John Furrier)와 롭 스트레차이(Rob Strechay)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전환을 집중 분석했다. 이들은 AI 도입의 성공 여부가 이제 오픈 프로토콜, 메타데이터 카탈로그, 마이그레이션 전략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과 API 기반 프로토콜의 중요성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MCP(Message Communication Protocol)는 이러한 상호작용의 중추 기술로 언급됐다. AI 에ージェント 간 A2A(agent-to-agent) 통신을 통해 다양한 프레임워크가 연결되며, 이를 통해 복잡한 업무 처리 자동화가 가능해진다. AWS의 베드록(Bedrock)과 세이지메이커(SageMaker), 그리고 최근 공개된 키로(Kiro) 및 에이전트코어(AgentCore) 등은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제품군으로 꼽힌다.
이러한 기술 트렌드는 퍼블릭 클라우드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델로이트와 엑센추어 같은 글로벌 시스템 통합업체(GSI)들도 메타데이터 카탈로그와 제어 플레인을 주요 도구로 활용해 기업 고객들의 에이전틱 아키텍처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 저장소 이상으로, 각 AI 에이전트 간 역할 분배와 알고리즘 협업을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속도도 눈에 띄게 가속화되고 있다. 뉴타닉스(Nutanix)와 AWS는 파트너 생태계 기반의 AI 마이그레이션 프레임워크를 소개하며, 이전에 수개월 걸리던 전환 과정을 수일 내로 단축하고 있다. AI 기반 데이터 이관 자동화, 플랫폼 간 유연한 이전 기술이 이를 뒷받침한다.
에이전틱 프레임워크는 마케팅 문구 이상의 실질적 효과를 가져오는 지점으로 진입했다. 인텔(Intel)의 AI 클라우드 부문 매니징 디렉터 마크 캐슬먼(Mark Castleman)은 현재 기업들이 프롬프트 중심 모델링, 비용 효율성 중심 컴퓨팅 전략, API 수익화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AI 경제 생태계를 수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WS는 보다 근본적인 진화를 추진 중이다. 기호 추론(symbolic reasoning) 기반 접근과 머신러닝을 결합한 신경기호AI(neuro-symbolic AI)를 실용화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정확성과 보안을 확보한 AI 도구를 클라우드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LLM(대규모언어모델)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신뢰 확보 문제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AWS의 새로운 개발 플랫폼 키로(Kiro)는 사양 기반(spec-driven)의 앱 개발을 통해 AI 에이전트와의 협업을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향후 에이전트 경제(agent economy)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움직이는 밑거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 단일 AI 모델만을 고집할 경우, 변화하는 시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케이틀리(Caylent)의 CTO 랜달 헌트(Randall Hunt)는 다양한 모델 구조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플랫폼 전략이 기업의 지속적 AI 혁신에 필수라고 밝혔다.
에이전틱 프레임워크 도입을 통해 현실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사례도 등장했다. 카리니 AI(Karini AI)는 법무, 인사, 엔지니어링 부문 사용자들이 복잡한 AI 자동화를 코드 없이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고객 전용 가상 환경(VPC)에서 프라이빗 AI 구축을 가능케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활용에 장애물이 되는 보안과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합성 데이터' 활용도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마스크(DataMasque)는 실제 데이터를 복제한 고정밀 서브세트를 생성해 AI 학습 과정에서 데이터 유출 위험 없이 테스트와 검증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 행사 발표를 넘어 차세대 AI 전략의 방향성과 기술 표준을 제시한 자리가 됐다. 이처럼 다중 에이전트 기반의 유연한 아키텍처와 신뢰성 있는 데이터 관리 체계를 갖춘 기업만이 향후 AI 전환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