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클라우드 인프라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theCUBE + NYSE Wired: AI + Cloud Leaders Media Week’에서는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이 구체적으로 조명됐다. AWS(아마존웹서비스)를 비롯한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은 오픈소스 표준화와 에이전트 기반 프레임워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며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부분 중 하나는 AWS가 리눅스 재단과 협력해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A2A(Agent-to-Agent) 표준을 동시 지지하면서 오픈소스 생태계 내 입지를 강화한 점이다. theCUBE 리서치의 롭 스트레체이는 이를 두고 “AWS가 에이전트 중심 AI의 핵심 기반 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이 전략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글(GOOGL)도 A2A를 리눅스 재단에 기부하며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어 클라우드 업계 전반이 협업과 개방성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표준화 노력은 데이터 통합, 오케스트레이션, 카탈로그화 등 AI의 근간이 되는 영역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AWS의 Bedrock, SageMaker, S3 벡터 스토리지와 같은 서비스는 단순한 AI 도구를 넘어서 복잡하게 얽힌 멀티에이전트 구조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스트레체이는 “이제는 저장소 계층이 아닌 벡터 계층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티어링(tiering)이 중요해졌다”며 데이터 아키텍처의 근본적인 전환을 강조했다.
스토리지의 진화도 현재 진행형이다. 더는 단지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이 아닌, 메타데이터 분석과 의미 기반 검색을 위한 '제어 계층(control plane)'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는 최근 세일즈포스(CRM)가 인포매티카를 인수하려는 움직임과도 직결된다. 스트레체이는 “기업들이 닫혀 있는 데이터 사일로를 넘어서기 위해 메타데이터 중심의 카탈로그 통합 전략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네이티브 데이터 아키텍처에 대한 기업들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Caylent, 딜로이트 등은 AI 도입을 위한 메인프레임 탈피와 데이터베이스 마이그레이션을 실행 중이며, AWS는 AI 기반 레거시 시스템 현대화 플랫폼 ‘Transform’을 통해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스트레체이는 “AI가 진정으로 작동하려면, 그 전에 데이터를 재정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데이터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AI를 적용하면 오히려 치명적인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이번 행사에서 강조된 메시지는 명확하다. 오픈소스를 통한 상호운용성 확보, 클라우드 현대화, 정제된 데이터 아키텍처 구축 없이는 AI 도입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험에서 생산 시스템으로 넘어가려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지금, 누가 빠르게 전략을 전환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AI 시대의 패권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