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수확도 로봇이?… 농업 자동화에 3조 원 넘는 자금 몰렸다

버섯 수확은 가장 기피되는 농업 노동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자동화 기술이 신속히 대체할 수 있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처럼 반복적이고 숙련도가 낮은 농작업은 로봇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있어 자동화 중심 투자자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최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4AG 로보틱스는 버섯 수확과 전처리를 전담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 개발로 주목을 받으며 2900만 달러(약 418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4AG 로보틱스 외에도 농업 자동화 분야는 다양한 영역에서 기술 접점을 넓히고 있다. 텃밭 수준의 상추 채집에서부터 양봉 관리까지, 자동화 솔루션을 접목한 농업 스타트업들이 수년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확보해 왔다. 물론 일부 벤처 투자는 실망스러운 성과를 내며 잇따라 실패했지만, 실내 농업이나 자동화된 생장 시스템 등 미래 식량 생산 관련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자금 유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성사된 대규모 투자 사례만 봐도 농업 자동화와 로봇 기술이 얼마나 핵심 투자 테마로 자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에 위치한 AI 및 로보틱스 기반 실내 농장을 개발하는 80 에이커스 팜스는 지난 2월 제너럴 애틀랜틱이 주도한 라운드에서 1억 1500만 달러(약 1656억 원)를 유치했고, 이스라엘 식물 유전공학 스타트업인 플랜태 바이오사이언스도 인수했다. 이로써 누적 자금조달 규모는 3억 9000만 달러(약 5616억 원)에 달한다.

AI 기반 제초 솔루션과 스마트 트랙터 기술을 개발하는 시애틀 스타트업 카본 로보틱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지난해 10월 시리즈D에서 7000만 달러(약 1008억 원)를 확보했다. 또 다른 주목할만한 사례로는 하이테크 양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스라엘 베이와이즈가 있다. 로봇 팔과 센서, 카메라가 탑재된 자동화 벌집을 통해 수분 과정을 자동화하는 이 회사는 지난 6월 5000만 달러(약 720억 원)를 유치했다.

이러한 성장은 인공지능, 자동화, 로보틱스라는 기술 주제가 벤처 자금의 주요 흐름으로 부상한 현실과 맞물린다. 크런치베이스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글로벌 벤처 투자액 중 무려 45%가 AI 관련 기업에 집중됐다. 제조, 청소, 건축 등 사람 손을 대체하는 다양한 산업에서 대형 투자 라운드가 잇따른 가운데, 농업 역시 이 흐름에서 결코 예외가 아니다.

다만 농업 기술(Agtech) 그 자체의 투자 흥행은 다소 미지근한 편이다. 2025년 들어 현재까지 이 분야 스타트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총 24억 달러(약 3조 4560억 원)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활황기였던 2021년과 비교하면 아직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며, 분기별 투자 규모도 큰 변동을 보이고 있다.

결국 농업 자동화의 미래는 멀리 보면 분명하지만, 단기적 실행력은 기업별 역량과 시장 반응, 그리고 투자자들의 리스크 수용 태도에 따라 갈리게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처럼 수년 만에 일상화되는 기술도 있는가 하면, 자율주행차처럼 수십 년째 상용화에 애먹는 기술도 존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농업도 결국 인간의 반복 노동이 점점 기계로 전환되는 대세를 피해갈 수는 없겠지만, 성공적인 시장 안착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요구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