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인파가 급증하면서, 현지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데이터 사용이 여행자들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통신사들은 이에 발맞춰 로밍 요금제부터 해외 유심, 이심(eSIM)까지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며, 여행객들은 자신의 여행 목적과 소비 패턴에 맞는 통신 방식을 선택할 필요가 커졌다.
스마트폰 기반의 데이터 사용은 이제 단순한 편의 수준을 넘어선다. 공항 도착 직후부터 택시 호출, 지도 앱을 통한 길찾기, 음식 주문, AI 기반 실시간 통역 등 많은 기능이 모바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만큼,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 연결은 여행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은 데이터 로밍이다. 통신 3사는 각기 다른 요금제를 통해 로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의 ‘바로 요금제’는 3기가바이트(GB)부터 24GB까지 4종류의 용량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대 30일간 이용할 수 있다. KT는 여러 명이 데이터를 함께 나눠 쓰는 ‘함께 쓰는 로밍’ 요금제와 자동 적용되는 ‘안심로밍’ 서비스를 운영한다. LG유플러스는 83개국에서 이용 가능한 ‘로밍패스’를 앞세우며 통신 혜택을 확대했다. 하지만 로밍 서비스는 신청이 간편하고 번호 유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요금 부담이 적지 않은 편이다.
로밍 비용이 부담되는 여행객들은 현지 유심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현지 유심은 데이터 용량 대비 가격이 저렴해 장기 여행객이나 대용량 데이터를 소비하는 사용자에게 유리하다. 유심은 인천공항 수령, 택배 신청, 현지 구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예를 들어 동남아 국가에서는 1일 1GB 기준으로 일주일 사용권이 1만 원 이하로 판매되기도 한다. 다만, 기존 국내 통신번호로 전화나 문자를 받을 수 없고, 국가 이동 시 유심을 바꿔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이같은 단점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심(eSIM)이 주목받고 있다. 물리적인 칩 없이 스마트폰 내장 칩에 통신 정보를 다운로드하는 방식으로, 분실 염려가 없고 기존 유심과 함께 사용할 수 있어 국내 번호 유지도 가능하다. 특히 데이터 요금도 해외 유심에 버금갈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다만, 모든 스마트폰이 이심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 S23, Z 폴드4, A35 5G 이후 모델, 애플은 아이폰 XS 시리즈 이후 모델에서만 가능하다.
통신업계는 단순히 요금만 따지기보다는 여행 목적, 체류 기간, 목적지의 통신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통신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 비용 절감 이상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향후 글로벌 여행 환경에 따라 보다 다양한 무선통신 솔루션이 확산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