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치드, 245억 투자 유치…‘AI 에이전트 실명제’ 본격화

AI 신원 인증 스타트업 보우치드(Vouched)가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통해 1,700만 달러(약 245억 원)를 유치하며, 인간보다 AI 에이전트에 집중하는 정체성 검증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스프링 록 벤처스(Spring Rock Ventures)가 주도했으며, 자동화 시스템이 인터넷을 장악해가는 흐름 속에서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의사결정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보우치드는 기존에도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등 공식 문서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셀카 사진을 대조해 신원을 검증하는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성형 AI로 구동되는 자율 에이전트에 초점을 맞추며 시장의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사람 대신 온라인으로 항공권을 예약하거나 상담을 제공하는 AI 에이전트가 급증함에 따라, 이들이 실제로 신뢰할 수 있는 존재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보우치드는 '노 유어 에이전트(Know Your Agent)'라는 도구 모음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군은 AI 에이전트의 신원을 검증하고 이들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다른 주요 서비스인 '노 댓 에이전트(Know That Agent)'는 AI 에이전트의 평판 정보를 모은 데이터베이스로, 기업들이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각 에이전트의 이력을 조회할 수 있게 한다.

제품군은 두 가지 핵심 기능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에이전트 실드(Agent Shield)'라는 탐지 툴이다. 이를 통해 방문자가 사람인지 에이전트인지 실시간으로 구분한 뒤 고유 세션 ID를 부여, 이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사이트 운영자가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보우치드의 CEO 피터 호라단(Peter Horadan)은 "기존에는 에이전트와 사람을 구분하는 표준화된 방식이 없었기 때문에, 스팸 탐지처럼 작동하는 고유 알고리즘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기능은 '에이전트 바운서(Agent Bouncer)'로, 이 시스템은 오픈 프레임워크인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지원한다. 이는 AI 에이전트가 특정 사이트에서 활동하기 위해 MCP 게이트웨이를 통해 연결될 때, 해당 에이전트의 신뢰성 및 권한 여부를 판단하고 사전에 정의된 권한 범위 내에서만 작업이 이뤄지도록 통제한다.

보우치드는 AI 에이전트 남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업 보안 리스크도 지적했다. 일부 직원들이 AI 에이전트에 회사 계정 정보를 제공해 업무 효율화를 도모하지만, 이는 심각한 보안 규정 위반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호라단은 "AI 에이전트에게 업무용 계정을 넘기는 것은 심각한 위법 행위일 수 있으며, 징계나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AI 에이전트에게 입력한 어떤 정보도 사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없다"며, 실제로 오픈AI의 챗GPT와 관련된 정보들이 소환장에 따라 공개되는 사례를 들며 민감 데이터를 넘기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기업 비밀이 외부로 흘러나갈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보우치드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자사 핵심 솔루션인 KYA(노 유어 에이전트)의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에이전트 레퍼런스 데이터베이스 KTA(노 댓 에이전트)를 확장하며, 관련 산업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호라단 CEO는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트 환경 구축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며, "우리는 이 비전을 실현하는 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