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에이전트 개발 스타트업 시에라(Sierra Technologies)가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대규모 투자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에이시오스(Axios)에 따르면, 시에라는 최근 3억 5,000만 달러(약 5,04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며, 이 투자 라운드는 그리녹스 캐피털(Greenoaks Capital)이 주도할 전망이다. 앞서 이 벤처캐피털은 지난해 시에라에 1억 7,500만 달러(약 2,520억 원)를 투자하며 당시 기업가치는 45억 달러(약 6조 4,800억 원) 수준이었다.
시에라는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인물들이 창업했다는 점에서 출범 초기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공동 창업자인 브렛 테일러(Bret Taylor)는 전 세일즈포스(Salesforce) 공동 CEO이자 현 오픈AI(OpenAI) 이사회 의장이다.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클레이 베이버(Clay Bavor)는 구글(GOOGLE)의 실험적 프로젝트 부문인 구글 랩스(Google Labs)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회사의 핵심 제품은 ‘에이전트 SDK’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다. 이 툴은 웹 검색 기능, 고객 지원 응답 처리, 프롬프트 정형화 등 다양한 기능을 사전에 구현해놓아 기업들이 쉽게 자체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 사용자는 이를 통해 특정 업무 상황에 최적화된 가드레일을 설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의 고객지원 에이전트가 모든 질문에 일관된 방식으로 대응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에라는 비개발자도 손쉽게 AI 에이전트를 설계할 수 있는 ‘에이전트 스튜디오’도 제공 중이다. 이를 활용하면 마케터는 챗봇에 브랜드 로고를 삽입할 수 있고, 고객지원 부서는 사내 지식 데이터를 업로드해 문제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에이전트 출시 전에는 테스트 기능을 통해 실제 고객 대화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응답 정확도를 점검할 수 있으며, 이후 실시간 성능 분석도 가능하다.
이 회사는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닌, 기업 전체의 기술역량을 바꾸는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다. 시에라의 솔루션은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조직 내 지식베이스의 취약 영역을 진단해 개선점을 제시하고, 대시보드를 통해 에이전트 도입 후 실제 비즈니스 성과도 정량적으로 측정한다.
시에라는 올해 6월 기준으로 수백 개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는 대형 기업이다. 특히 15%는 연 매출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를 넘어서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이와 관련해 에이시오스는 시에라의 연간 반복 매출(ARR)이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생성형 AI가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시점에서, 시에라는 단순 챗봇 수준의 자동화를 넘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재정의하는 기술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투자유치가 완료될 경우, 시에라는 AI 에이전트 시장의 새로운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