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브릭스, 기업가치 144조 원 돌파...AI 인프라 확장에 1조 4천억 투자

데이터브릭스가 기업가치 1000억 달러(약 144조 원)를 넘는 새로운 투자 유치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시리즈 K 라운드에서 확보한 자금은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로, 누적 투자금은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를 넘어섰다. 데이터브릭스는 확보한 자금을 ‘에이전트 브릭스(Agent Bricks)’와 ‘레이크베이스(Lakebase)’ 등 자사 핵심 AI 인프라의 글로벌 확장에 집중투자할 계획이다.

에이전트 브릭스는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통합 워크스페이스이며, 레이크베이스는 트랜잭션 및 분석 워크로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서버리스 기반 데이터베이스다. 두 기술 모두 올해 6월 공개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번 발표에서 데이터브릭스는 최근 성장세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회사는 2분기에 연간 환산 매출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를 돌파했으며, AI 제품 매출만으로도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의 런레이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만 65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객순매출유지율(NRR)은 140%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고객의 재구매 및 상향 판매가 매우 활발함을 의미한다. 또한 최근 1년간은 자유현금흐름도 꾸준히 플러스를 기록해 재무 건전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데이터브릭스가 왜 다시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섰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분석가 롭 스트레체이(Rob Strechay)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서버리스 전환과 무료 요금제 도입이 큰 비용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서버리스 모델로의 전환은 운영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지만, 비용은 오히려 커질 수도 있다”며, “무료 제품까지 운영하게 되면 수익성 모델이 흐릿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처럼 자본 조달 비용이 낮은 상황이라면, 지금 미리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용 AI 수요의 가파른 증가도 데이터브릭스의 투자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불과 한 달 전 37억 달러의 연매출 전망치를 제시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이를 4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할 정도로, 기술 집약적 기업들의 데이터브릭스 수요는 빠르게 확산 중이다.

상장이 언제 이뤄질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데이터브릭스 측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상장 이후 지속적인 시장 평가에 시달리는 경쟁사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사례가 오히려 데이터브릭스 경영진으로 하여금 '비상장 상태 유지'의 장점을 인식하게 했다고 분석한다. 더불어 데이터브릭스는 상장사 대비 투자자 감시나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이며, 이는 유연한 사업 방향 전환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평가다.

투자 유치는 안드리센 호로위츠, 인사이트 파트너스, MGX 펀드 매니지먼트, 스라이브 캐피털, WCM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등 대형 벤처 자본운용사들이 공동으로 리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형 투자자 유치가 데이터브릭스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뜻한다고 분석한다.

결론적으로 데이터브릭스는 자사의 기술 인프라와 제품군을 더욱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가며, 여전히 'AI 시대의 승자'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