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상당수의 기술 전문직 종사자들이 인공지능(AI)을 일상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드 작성과 같은 전문 업무에 AI를 접목하는 사례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AI 기술이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표준 도구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구글이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기술업계 종사자 5천 명 가운데 90%가 업무 중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AI 도입이 해마다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CNN이 9월 23일 인용 보도하면서 주목을 끌었으며, 응답 대상은 전산 전문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기술 관련 직군에 종사하는 이들이었다.
실제 현장에서도 AI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구글의 코딩 보조 도구 ‘제미나이 코드 어시스트’를 포함한 다양한 자동화 도구가 개발자들의 업무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구글의 AI 개발 총괄 라이언 살바는 “문서 작성부터 코드 편집 도구까지 모든 팀이 AI를 일정 부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를 통해 개발 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AI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에 따른 부작용이나 불안감도 만만치 않다. 오픈AI의 경쟁사인 앤스로픽의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최근 “향후 5년 동안 AI가 상당수 신입 사무직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며, 실업률이 최대 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통계에서도 컴퓨터 관련 전공자들의 실업률이 인문학 전공자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술 직군 내부에서도 고용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AI가 작성한 코드에 대한 신뢰도는 다소 엇갈렸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는 AI가 생성한 코드 품질을 “다소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20%는 “많이 신뢰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23%는 “약간 신뢰하는 수준”이라고 응답하며, 인공지능의 결과물에 대해 여전히 조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AI 도입의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과 부정의 응답이 팽팽히 맞섰는데, 31%는 코드 품질이 “약간 개선됐다”고 본 반면, 30%는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AI가 기술 산업 전반의 업무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업무 자동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와 일자리 구조의 재편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영향이 공존하는 만큼, 기업과 정책 당국 모두 적절한 균형점 찾기를 요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