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국과의 양자기술 협력 강화를 위해 고위급 방문 외교에 나서면서, 양자컴퓨팅 분야의 산학연 협력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번 방문에서는 연구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025년 9월 22일부터 23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해 한국과 미국 간 양자기술 관련 협력을 위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방문은 산업과 학계,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을 중심에 두고, 양국의 관계를 양자과학기술을 매개로 더욱 밀접히 만들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됐다.
주요 일정 중 하나로 배 장관은 23일 IBM 왓슨연구소를 찾아, IBM과 양자기술 산업 육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한국연구재단,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포함한 4대 과학기술원 등이 참여했다. 협력을 통해 양자컴퓨터 인프라 구축, 산업 활용을 위한 연구개발,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체계 마련이 이뤄질 예정이다.
배 장관은 이후 제이 감베타 IBM 부사장, 코넬대학교 김은아 교수 등과 간담회를 갖고 양자기술의 미래 활용 가능성과 구체적인 협력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양자기술은 데이터 처리 능력과 보안성이 탁월해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금융, 국방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혁신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또 다른 일정으로는 뉴욕 인근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미국 에너지부 소속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BNL)를 찾았다. 이곳에서 배 장관은 현재 협의 중인 전자이온충돌기(EIC) 사업 관련 시설을 둘러봤고, AI와 양자 분야의 공동연구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BNL은 미국 내 5개 양자정보과학센터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초연구 분야 융합을 위한 연구자 연계에 강점을 가진 기관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미국 에너지부와의 이행약정(IA), 정부 간 협력의향서(SOI)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배 장관은 “2025년은 유엔 총회가 지정한 ‘양자과학의 해’로, 과학기술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양자기술이 있다”고 강조하며, 국가 간 연계와 전략적 투자의 중요성을 거듭 밝혔다.
이 같은 양자 분야 협력은 향후 양국 기술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은 양자컴퓨팅 인프라와 인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