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2025년 9월 24일 국내 처음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 그 과정을 통해 필요한 기술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주요 목적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간 형태의 로봇, 이른바 휴머노이드 기술 경쟁이 빠르게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로봇 제조기업들은 기술적으로는 높은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실제 산업현장에서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내 왔다. 특히 로봇에게 필요한 인공지능 모델이나 감지·제어 기술은 실사용 환경에서 활용이 보장돼야 연구와 기술 상용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장 실증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실증 사업은 산업 수요를 제기하는 대기업, 이를 연구하는 대학, 그리고 실행 주체인 로봇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의 협력 구조로 추진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이를 통해 특정 기업 중심이 아닌 산업 생태계 전반의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는 취지다.
이번에 확정된 3개 실증 과제는 항공, 의료, 자동차, 조선, 화학, 물류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항공과 의료 분야 실증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주관하고 성균관대, 부산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공동 참여해, 자율 수술을 위한 영상언어액션 모델 학습 및 수술용 그리퍼 제어 기술을 테스트한다. 동시에 항공 분야에선 모방 학습을 활용한 화물 분류와 운송 자동화 기술도 점검된다.
자동차와 화학 업종에선 에이로봇 주도로 한양대, 아모레퍼시픽, SK텔레콤 등과 함께 휴머노이드의 생산 능력과 실질적 사업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조선·물류 분야에서도 별도 컨소시엄이 참여해 조선소 내 보조 자재 분류나 물류창고에서의 바코드 인식 자동화 가능성을 실험한다.
이번 실증 사업은 단기적으로는 산업 현장의 실제 수요와 기술의 접점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로봇 기술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실증 결과가 축적될수록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