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최근 판매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주요 모델 신형을 공개했다. 테슬라는 10월 7일(현지시간),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모델Y’와 ‘모델3’의 기본형 모델을 새롭게 선보이며, 판매 회복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모델Y 스탠더드는 가격이 3만9천990달러로 책정돼 기존 최저가였던 모델Y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보다 5천 달러 낮췄다. 모델3 역시 기본형 가격을 3만6천990달러로 책정하며 기존 4만2천490달러의 롱레인지 버전보다 5천500달러 인하했다. 이처럼 가격을 낮춘 것은 치열해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가격은 인하됐지만, 기능과 사양은 일부 축소됐다. 새 모델들은 주행거리가 줄고, 인포테인먼트 기능 일부가 빠졌으며, 실내 사양 역시 단순화됐다. 모델Y는 357마일(약 574킬로미터)이던 주행거리가 321마일(약 516킬로미터)로 줄었고, 뒷좌석 디스플레이와 가죽 시트가 제외됐다. 이는 가격 절감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1년간 판매 부진과 일론 머스크를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으며, 이에 따라 신형 모델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매체들은 모델 가격의 최대 10퍼센트 인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증시에서는 실망감이 표출됐다. 테슬라 주가는 깜짝 발표 전날 5퍼센트 오른 뒤, 발표 당일에는 되려 4.45퍼센트 하락하며 433.09달러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신모델이 기존 제품의 단순한 저가 형태라는 점에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초 시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기대했지만, 테슬라가 제시한 것은 기존 모델의 변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판매 회복 효과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테슬라가 저가 모델로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전략에 나섰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경쟁이 격화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단순 가격 인하만으로는 장기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향후 완전히 신규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차세대 모델의 개발 여부가 시장 반응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