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던 데이터브릭스(Databricks)가 다시 한 번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데이터·AI 플랫폼 기업 데이터브릭스는 최근 시리즈 L 투자 라운드를 통해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기업 가치는 1,340억 달러(약 193조 원)까지 수직 상승했으며, 이는 지난 8월 1,000억 달러(약 144조 원)였던 평가에서 단기간 내 상당한 도약을 이룬 것이다.
이번 라운드는 인사이트 파트너스, 피델리티 운용, JP모건 등이 주도했고, 로빈후드의 벤처 캐피털 사업부를 포함한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벤처시장 안팎에서는 데이터브릭스의 수익 창출 능력이 이 같은 높은 기업가치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데이터브릭스는 올해 3분기 연환산 기준 매출이 48억 달러(약 6조 9,100억 원)를 돌파했다고 밝혔으며, 클라이언트 증가뿐 아니라 기존 고객의 지출 확대로 총수익 유지율(Net Retention Rate)이 140%를 넘어섰다.
데이터브릭스 성장의 핵심은 AI 기능에 최적화된 데이터 인프라와 솔루션 포트폴리오다. 올해 6월 출시된 신규 매니지드 데이터베이스 ‘레이크베이스(Lakebase)’는 출시 직후 수천 개 기업에 채택되었으며, AI 기능을 위해 데이터 처리 성능을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 레이크베이스는 AI 모델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피처(feature)’ 단위로 제공하는 온라인 피처 서빙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새로운 정보가 반영될 때마다 피처를 실시간 업데이트할 수 있어 머신러닝 모델의 정밀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이번 투자 유치 자금은 이 ‘레이크베이스’를 포함해 ‘에이전트 브릭스(Agent Bricks)’, ‘데이터브릭스 앱스(Databricks Apps)’ 등 3대 핵심 제품 업그레이드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에이전트 브릭스는 AI 모델을 특화된 에이전트로 전환할 수 있는 개발 도구로, 합성 학습 데이터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성능 벤치마크 기능도 제공한다. 이에 따라 기업은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맞춤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한편 데이터브릭스 앱스는 인증·접근 통제 등 보안 관련 구성 요소를 자동화함으로써, AI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데이터브릭스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알리 고드시(Ali Ghodsi)는 "레이크베이스에 기반한 신뢰성 높은 데이터 인프라, 직관적인 애플리케이션 도구, 그리고 고급 에이전트 기능을 결합해 차세대 지능형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단일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금은 제품 개발 외에도 사내 유동성 확보, AI 기반 연구, 전략적 인수에 활용될 계획이다. 레이크하우스(Lakehouse)라는 데이터 아키텍처 전략 역시 지난 5월 서버리스 데이터베이스 신생 기업 니온(Neon) 인수를 통해 확보한 핵심 기술에 기반하고 있어, 향후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더하고 있다. 알리 고드시는 월스트리트저널와 인터뷰에서 기업공개(IPO) 일정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혀, 추가 자금 유치 여지도 열려 있는 상태다. 데이터브릭스는 최근 2년간 총 140억 달러(약 20조 1,000억 원)를 조달하면서 글로벌 데이터·AI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