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금융권과 주요 연기금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규모가 2026년 2월 말 기준 55조9천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안팎에 머물러 금융당국은 현재로선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와 함께 26일 공개한 해외 사모대출 투자 현황에 따르면 금융권 투자액은 30조5천억원, 운용규모 상위 연기금 5곳과 주요 공제회 9곳의 투자액은 25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규모는 2023년 말 40조7천억원에서 37.2% 증가했다. 다만 금융권만 놓고 보면 지난해 말 30조8천억원에서 올해 2월 말 30조5천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최근 해외 사모대출과 관련한 시장 불안이 불거지면서 신규 투자에 다소 신중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해외 사모대출은 공개시장이 아닌 사적 계약을 통해 기업 등에 자금을 빌려주는 투자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유동성과 신용 위험을 함께 안는 자산으로 꼽힌다.
자산 대비 비중을 보면 금융권은 0.42%, 연기금 등은 1.2% 수준이었다. 금융권 안에서는 보험업권이 20조6천억원으로 전체의 67.4%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고, 이어 상호금융 중앙회 4조7천억원(15.2%), 증권 2조8천억원(9.3%), 은행 2조원(6.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총자산 대비 투자 비중은 보험이 1.53%, 상호금융이 1.44%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장기 자금을 굴리는 기관들이 국내 채권이나 전통적 대체투자 외에 수익원을 넓히는 과정에서 해외 대체신용 자산으로 눈을 돌린 결과로 볼 수 있다.
투자 대상 지역은 금융권 기준 미국이 58.4%로 가장 많았고 유럽이 30.7%, 기타 지역이 10.9%였다. 연기금도 미국 63%, 유럽 32%, 기타 지역 5%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해외 시장에서 정보기술 업종 쏠림이 위험 요인으로 자주 거론되는데, 국내 금융권의 정보기술 업종 투자 비중은 14.8%로 비교적 낮았다. 연기금은 21.8%로 금융권보다 다소 높았지만, 특정 업종에 과도하게 집중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과 업종이 한쪽에 몰리면 경기 둔화나 금리 변화 때 손실이 커질 수 있어, 당국은 이런 분산 정도를 핵심 점검 항목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 위험을 가늠하는 개방형 구조 비중도 크지 않았다. 개방형 구조는 투자자가 중도 환매를 요구할 수 있는 형태인데, 시장이 흔들릴 때 환매 요구가 한꺼번에 몰리면 자산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권의 개방형 투자 비중은 전체 해외 사모대출의 9.8%, 연기금은 4.7%로 더 낮았다. 금융감독원은 해외 사모대출에 투자한 금융회사가 일부에 그치고 총자산 대비 비중도 작아 환매 급증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제한적이며, 정보기술 업종 집중도 역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기금도 운용자산 대비 비중이 높지 않고 투자 지역과 차주 업종 구성이 금융권과 대체로 비슷한 만큼 시장 상황을 보며 수시로 점검하고 관계 부처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위험 관리 강화 속에 선별적 투자 기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