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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약세장이 오히려 토큰화를 키운다"… 온도 파이낸스가 한국을 '아시아 최대 기회'로 꼽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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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날 파텔(Kunaal Patel) 온도 파이낸스 아시아·중동(MENA) 기관영업 총괄 인터뷰

 쿠날 파텔 온도 파이낸스 아시아·중동 기관영업 총괄 / 사진=토큰포스트

쿠날 파텔 온도 파이낸스 아시아·중동 기관영업 총괄 / 사진=토큰포스트

서울 강남의 토큰포스트 사무실. 13년간 런던 투자은행 트레이딩 데스크를 누비다 블록체인 산업으로 자리를 옮긴 한 남자가 자리에 앉았다. 리먼 브라더스에서 시작해 바클레이스(Barclays), 도이체방크(Deutsche Bank)를 거친 정통 전통금융(TradFi) 출신. 그러나 그가 풀어놓은 화두는 채권 금리나 환헤지가 아니라, '510조 달러 규모의 자본시장을 어떻게 온체인으로 옮길 것인가'였다.

쿠날 파텔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 아시아·중동 기관영업 총괄은 토큰화 실물자산(RWA)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몸집을 불린 기업의 아시아 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토큰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시장 침체기와 토큰화의 관계, 기관 채택을 가로막는 장벽, 그리고 그가 직접 "아시아 최대 기회"로 지목한 한국 시장에 대해 거침없는 진단을 내놓았다.

■ "자본시장과 온체인이 만나는 지점"… 온도가 그리는 그림

파텔 총괄은 온도 파이낸스를 "오늘날 가장 앞선 자산 토큰화 플랫폼"으로 소개했다. 회사는 미국 단기 국채(T-bill)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출발해, 채권형 구조화상품인 USDY로 영역을 넓혔고, 약 8개월 전에는 토큰화 미국 주식·ETF 거래 플랫폼인 '온도 글로벌 마켓(Ondo Global Markets)'을 선보였다.

"온도는 전통 금융상품을 온체인으로 옮기는 기업입니다. 자본시장과 온체인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성장세는 가파르다. 온도는 현재 토큰화 미국 국채 부문 1위 사업자로, 관련 총예치자산(TVL)은 약 27억 달러 수준이다. 후발주자로 진입한 토큰화 주식 부문에서도 발행 시장 점유율 65%를 넘어서며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온도 글로벌 마켓은 출범 8개월이 채 되지 않아 TVL 10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이는 토큰화 주식 플랫폼으로는 업계 최초 기록이다.

"강하게 규제받는 기관들과 일합니다. 컴플라이언스(준법)와 견고함은 온도 인프라의 핵심 원칙입니다."

권성민 토큰포스트 발행인 겸 편집장(왼쪽)과 쿠날 파텔(Kunaal Patel) 온도 파이낸스 아시아·중동(MENA) 기관영업 총괄이 토큰포스트 서울 사무실에서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토큰포스트

■ 리먼에서 R3, 파티오르까지… '규모와 유통'을 배운 13년

파텔 총괄의 이력은 그 자체로 전통금융과 블록체인의 가교다. 그는 런던에서 약 13년간 투자은행에 몸담았다. 리먼 브라더스에서 경력을 시작해 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를 거쳤다.

전환점은 2015~2016년이었다. "비트코인 자체보다 그것을 움직이는 기술, 즉 블록체인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술을 탐구하고 싶다는 의식적인 결정을 내렸죠."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그는 회상했다. 2016년 그는 영국을 떠나 싱가포르로 향했다. 아시아가 암호화폐 최대 사용자 기반이자 초기 채택 시장이었고, 규제당국마저 더 앞서 있던 시기였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보여준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아시아 일부 정부는 더 실험적이었어요."

이후 그는 기업용 블록체인 코다(Corda)를 개발한 R3, 그리고 테마섹·DBS·J.P. 모건이 출자한 블록체인 결제 네트워크 파티오르(Partior)에서 수년을 보냈다. 파티오르는 MAS가 주도한 '유빈(Ubin) 프로젝트'가 상용화된 사례다.

이 경험은 그에게 세 가지를 남겼다. "R3에서는 인프라 계층을 어떻게 구축하는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습니다. 파티오르에서는 대형 기관과 함께 '규모와 유통(scale and distribution)'을 어떻게 더 빠르게 달성하느냐가 전부라는 걸 배웠죠." 그가 온도로 합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온도에는 거대한 제품-시장 적합성(PMF)이 있고, 우리는 그 규모와 유통을 실제로 이뤄내고 있습니다."

■ 온도를 택한 세 가지 이유 — 사람, 제품, 그리고 510조 달러

올해 초 온도에 합류한 그가 꼽은 이유는 명확했다. 첫째는 사람. "네이선(Nathan Allman) CEO의 비전과 리더십, 그리고 인재의 질입니다." 둘째는 제품. "짧은 기간에 입증된 제품-시장 적합성과, 온도가 일을 진행하는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세 번째는 기회의 크기다. "자본시장은 지표상 약 510조 달러 규모입니다. 이걸 어떻게 온체인으로 옮길 것인가. 기회는 거대합니다." 그는 온도의 인프라와 기술, 규모를 바탕으로 향후 3~5년 안에 이 시장을 본격 공략할 수 있다고 봤다.

■ "지금은 시범단계가 아니라 '실전'… 약세장이 오히려 RWA를 키운다"

기관의 토큰화 채택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했다. "18개월 전에 물었다면 '아직 이르다'고 답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PoC(개념증명)나 파일럿 단계가 아니라 '실전(production)' 단계라고 봅니다."

그는 프랭클린 템플턴의 토큰화 ETF, 블랙록의 토큰화 MMF, J.P. 모건의 키넥시스(Kinexys)를 사례로 들었다. "이 기관들은 기다리지 않습니다. 이미 와 있어요." 다만 그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시장점유율을 가져왔느냐? 아직 아닙니다. 하지만 변화는 필연적입니다. 파일럿과 PoC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시장 침체기와 토큰화의 관계였다. 암호화폐 시장 약세장이 기관의 토큰화 채택 속도에 영향을 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정반대의 답을 내놨다.

"정말 좋은 질문입니다. 저는 오히려 반대라고 봅니다. 약세장은 실물자산 채택을 더 키울 뿐입니다.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안전하고, 견고하고, 유동성 있는 자산을 원하게 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죠."

그는 토큰화가 단순히 자산을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효용을 연다고 강조했다. "주식을 토큰화하면 무엇이 열릴까요? 24시간 거래, 담보로서의 활용성, 그리고 국경 없는 접근성입니다. 애플이나 엔비디아, 곧 나올 스페이스X 주식을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이에 토큰포스트가 "투기에서 우량자산으로의 이동(flight to quality)"이라고 짚자, 그는 곧바로 동의했다. "정확합니다."

■ 기관을 가로막는 장벽 — 규제, 수요, 그리고 수익화

미국 대형 기관들이 앞서 나간 배경에는 규제 환경이 있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반면 나머지 기관들이 더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로 그는 세 가지를 짚었다.

첫째는 규제다. "아시아는 거대하지만 파편화돼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다르고, 일본과 싱가포르가 다르며, 싱가포르와 홍콩이 다릅니다. 규제당국이 좀 더 열린 자세로 증권 관련 법·제도를 정비한다면 막대한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둘째는 수요다. 온도가 국채에서 주식으로 영역을 넓힌 것 자체가 철저히 수요 기반이었다는 설명이다. 셋째는 수익화와 혁신이다. "기관이 더 빠르게 혁신하고 생태계와 협력한다면, 모든 것이 훨씬 빠르게 움직일 것입니다."

■ 토큰화 주식 vs 주식 파생상품… "온도는 1대1 실물 토큰화"

최근 일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실제 주식 기반 파생상품'과 토큰화 주식의 차이도 명확히 했다. "온도에게 토큰화 주식은 채권형 증권입니다. 엔비디아나 구글 주식을 실제로 수탁하는 파트너와 협력해, 그 기초자산을 1대1로 대표하는 온도 토큰을 발행합니다. 가격 슬리피지를 최소화할 수 있고, 그래서 규모를 키울 수 있었죠."

반면 주식 파생상품은 그 토큰을 담보로 한 증거금 거래, 대차, 헤지, 무기한 선물(퍼페추얼) 등 복수의 활용 사례를 여는 영역이다. 인터뷰 당시 온도는 해당 영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회가 분명히 있습니다. 아직 누구도 실물자산을 이런 용도로 본격 활용하지 못했어요. 다만 각 관할권의 규제 안에서 어떻게 혁신할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인터뷰가 진행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온도는 그 '검토'를 현실로 옮겼다. 온도 파이낸스는 무기한계약 플랫폼 '온도 퍼프스(Ondo Perps)'의 공개 베타를 출시했다. 미국 외 지역 트레이더는 원유·금·은·미국 주식·지수 등 자산에 대해 최대 20배 레버리지로 롱·숏 포지션을 취할 수 있으며, 거래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제공된다. 파텔 총괄이 인터뷰에서 짚은 "담보·헤지·무기한 선물로의 활용성 확장"이 곧바로 제품으로 구체화된 셈이다.

■ "아시아 주식의 온체인화가 가장 기대된다"

가장 기대되는 흐름으로 그는 아시아·유럽·중동 등 미국 외 지역 주식의 온체인화를 꼽았다. "접근성과 유통이 비약적으로 개선됩니다." 두 번째는 프리(pre)-IPO 주식과 사모(private)·세컨더리 시장이다. 세 번째는 미국 밖 규제의 향방이다. "조금 지루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규제가 어디에 안착하고 어떤 속도로 움직이느냐가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기관 채택을 가속할 핵심 요소로는 ▲명확한 자산군 선정 ▲실수요 ▲유통 확보 ▲인프라 구축을 들었다. "자산을 토큰화하더라도 유통 문제를 풀지 못하면 결코 이륙할 수 없습니다. 지갑, 거래소와의 제휴, 적절한 라이선스 확보 같은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 "한국은 매우 전략적인 시장… 아시아 최대 기회"

인터뷰의 무게중심은 한국으로 향했다. 파텔 총괄은 한국을 "매우, 매우 전략적인 시장"으로 규정했다. "암호화폐 사용자가 1,600만~1,700만 명에 달하고, 1인당 기준으로는 한국이 세계 1위입니다. 놀라운 수치죠."

온도의 한국 접근법은 두 갈래다. 첫째는 한국 자산운용사·금융사 등 기관과 협력해, 법적 틀 안에서 한국예탁결제원(KSD)·한국은행·규제당국과 긴밀히 공조하며 온도의 상품을 유통하는 것이다. 둘째는 온도의 인프라로 한국 자산을 토큰화해 해외로 유통하고, 향후 한국 내 규제가 갖춰지면 국내에서도 유통하는 방안이다.

아시아에서 토큰화 금융상품이 가장 먼저 자리 잡을 국가를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한국을 지목했다. "편향이 아닙니다. 한국에 앉아 있어서 하는 말도 아니고요. 아시아 최대 기회는 한국이고, 그 뒤를 일본이 바짝 따르고 있다고 봅니다."

근거는 시장의 규모와 거래량이다. "두 나라에는 세계 최대급 자산운용사와 ETF 발행사가 있고, 삼성처럼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주식들이 있습니다. 이 거대한 규모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향후 2년 안에 움직일 것으로 봅니다."

쿠날 파텔 온도 파이낸스 아시아·중동 기관영업 총괄이 토큰포스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손짓을 곁들여 토큰화 실물자산(RWA) 시장의 흐름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토큰포스트

■ "60대 40까지 갈 것"… 토큰화된 자본시장의 미래

토큰화 자본시장의 미래에 대해 그는 다시 510조 달러 규모로 돌아왔다. "온체인 시장이 전통시장을 추월할까요?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중 20%만 토큰화돼도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그는 시장이 완전히 온체인으로 가지는 않겠지만, 향후 5~10년 안에 '온체인 60 대 전통 40'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요 때문입니다. 다만 그 전에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수수료가 더 낮은 토큰화 플랫폼이 있는데, 굳이 전통 거래소에서 스페이스X를 거래할 이유가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짧게 답했다. "그렇죠."

■ "한국 기관과의 발표, 곧 나온다"

온도는 현재 한국의 기관, 그리고 웹3·디파이 사업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 중이다. "향후 2~3개월 안에 무언가를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만 금융상품 외 대체자산 토큰화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현재 전략은 아닙니다. 온도는 수요가 있고 슬리피지가 최소이며 확장이 쉬운 유동성 자산에 집중합니다. 대체자산도 검토는 하고 있으나, 아직 수요를 가늠하는 단계입니다."

300만 한국 독자를 향한 마지막 메시지에서 그는 세 가지를 약속했다. "첫째, 온도의 상품을 한국에서 유통해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규제당국 등 관련 주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겠습니다. 둘째, 향후 몇 주 안에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니 지켜봐 주십시오. 셋째, 한국과 관련해 곧 한 한국 기관과 함께 무언가를 발표할 것입니다."

그가 예고한 '새로운 상품'의 첫 신호탄은 이미 쏘아 올려졌다. 인터뷰 직후 공개 베타에 들어간 온도 퍼프스가 그 시작이다. 남은 두 가지 약속 — 한국 내 상품 유통, 그리고 한국 기관과의 발표 — 가 어떻게 구체화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그리고 그는 인터뷰를 이렇게 맺었다. "온도는 한국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생태계와 훨씬 더 가까이 협력하고 싶습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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