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한 달 가까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2배 상장지수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사실상 독식했다. 시장이 급하게 밀릴 때 하락폭만큼 손실을 보는 일반 주식형 상품과 달리, 지수가 떨어질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의 상품이 강세를 보인 결과다.
18일 ETF체크에 따르면 6월 17일부터 7월 16일까지 최근 한 달간 수익률 1위는 RISE 200선물인버스2X로 41.10%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의 하루 하락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ETF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선물은 1,403.10에서 1,096.35로 21.8% 떨어졌고, 코스피도 8,726.60에서 6,820.60으로 21.8% 하락했다. 시장 전반이 급락하면서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TIGER 200선물인버스2X도 각각 40.85%, 38.96%의 수익률을 내는 등 같은 유형의 상품이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했다.
개별 종목 하락에 투자하는 상품도 상위권에 올랐다.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36.07%의 수익률로 6위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동안 내리면 그 하락폭의 두 배만큼 수익이 나도록 짜인 구조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해당 기간 34만3천원에서 27만9천500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코스닥150 선물 하락 때 수익을 내는 코스닥150선물인버스 상품 4개도 25% 안팎의 수익률로 7위부터 10위까지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국내 성장주와 기술주 중심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자금이 하락 베팅으로만 쏠린 것은 아니었다.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면 TIGER 차이나바이오테크솔랙티브가 20.6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고, KoAct 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도 18.81%를 기록했다. 중국 바이오 기업 관련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인 데 따른 결과다. 전 세계 인공지능 보안, 다시 말해 사이버보안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글로벌AI사이버보안도 17.09%의 수익률을 냈다. 국내 증시가 흔들리는 동안에도 특정 해외 산업군이나 방어적 성격을 가진 성장 테마로는 자금이 분산됐다는 의미다.
투자 주체별 매매는 더 엇갈렸다. 개인투자자는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2조4천782억원어치 순매수했고,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도 각각 1조2천49억원, 1조1천414억원어치 사들였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에는 1조753억원이 유입됐고,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와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도 각각 7천506억원, 6천257억원 순매수됐다. 주가가 급락하는 구간에서도 개인은 반도체와 기술주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공격적인 레버리지 상품을 담은 셈이다. 반면 외국인은 TIGER MSCI KOREA TR을 6천545억원어치 순매수했고,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4천36억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3천353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2천54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큰 상태에서 하락 방어 수요와 저가 매수 기대가 동시에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