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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포스트 칼럼] 기술을 ‘모르는 게 약’ 아니길

2022-11-15 화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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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출처 셔터스톡

마크 트웨인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사람들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 말이야” 하면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헴처럼 상황이 급격히 변했다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 플래시론에 대한 오해

필자가 플래시론(flash loan)에 대해 청중들에게 열심히 설명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제자와 함께 스마트계약에 관한 튜토리얼 논문을 지금 준비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책 제목인 “다섯 살 꼬맹이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실 꼬맹이들은 뭐든 쉽게 이해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선입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통금융에 친숙한 기성세대들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그 신박한 개념을 접수하기 힘들어 한다. 전통적인 금융에서는 플래시론 같은 것이 아예 존재할 수 없다.

유동성 풀의 한계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원하는 수량만큼의 코인을 언제고 빌릴 수 있다는 점, 그것도 신용조사나 담보 예치 없이 즉시, 그리고 그 코인으로 여러 분산거래소를 거치며 순식간에 차익거래를 해서 이익을 남기고, 원금과 이자를 재빠르게 갚는, 그야말로 소설 속에서나 나올법한 대출이 암호화폐 세상에 출현했다.

그게 플래시론이다. 빌리고 갚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눈 깜빡할 사이라서 ‘플래시,’ 그리고 그게 대출이므로 ‘론,’ 그 두 단어를 합해서 플래시론. 여기까지는 그래도 청중들이 어찌어찌 이해를 한다.

질문 시간이 돌아오면 기다렸다는 듯 필자에게 회심의 일격을 가할 요량으로 청중들이 이렇게 질문한다. “코인을 갚지 못하면 어떻게 되죠?” “코인을 대출해 주지 않은 것으로 처리됩니다.” “이미 빌려줬다면서 어떻게 빌려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나요?”

질문은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고 청중들은 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차익거래를 하려고 분산거래소에서 코인을 팔았다면 그 코인을 산 사람의 피해는 어쩔 수 없는 건가요?”

플래시론 스마트계약에는 코인을 빌리고, 차익거래를 하고, 갚는 모든 과정이 작전계획처럼 기록되어 있고 그게 블록체인에 저장되어 있다. 다음 블록이 생성되기 전에 거래가 성공적으로 완결되었다면 다음 블록이 생성된 후 블록체인에 담긴 수행 결과가 일괄적으로 확정된다. 즉, 대출, 차익거래, 상환의 전 과정이 고스란히 인정된다.

만일 그 과정 중 하나라도 실패하면 그 스마트계약의 모든 내용이 부정된다. 다시 말해, 없던 걸로 된다. 즉, 대출은 없었고, 그러니 차익거래도 없었고, 당연히 상환도 없었다. 설혹 차익거래가 있었다 해도 확정되지 않은 거래였기 때문에 사고 판 일이 없던 것으로 되어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는다.

플래시론 스마트계약은 가계약 상태로 있다가 상환이 성공하면 가계약은 본계약으로 블록체인에서 확정되고, 실패하면 그냥 가계약 상태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다.

◇ 인공지능에 대한 오해

선입견이 없는 5세 꼬맹이가 기성세대보다 쉽게 이해하는 건 얼마든지 더 있다. 인공지능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하게 성장했는지 기성세대는 잘 모른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옛날 기억으로 현재의 인공지능의 수준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꼬맹이는 옛날 기억이 없으니 현재의 입력이 바로 그들의 이해 수준이다. 그래서 어린아이의 뇌에서 입력을 거부하는 생리적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선행학습이 독이 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가 단어 몇 개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 던져주고 시를 쓰라면 금방 그럴싸한 시가 나온다. 필자의 지인이 시집을 내고 싶어하는 고객을 모아 짧게 그 과정을 설명하고 원하던 시집을 출판해 주었다. 고객이 시를 쓴 게 아니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썼다.

그럼에도 고객들은 자기 시집을 출판한 데 대해 아주 감격하고 자랑스러워 했다. 그래서 그는 시집 출판 돕기를 사업으로 발전시켜 성업 중이다. 더 나아가 앞으로는 유려한 영어 시집을 만들어 출판하고 NFT까지 만드는 일을 도와주려 하고 있다.

그는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협회 회원인데 그걸로 협회에서 사업을 하자고 필자에게 제안했다. 지금이 입시철이니 자기소개서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팔면 좋겠다고 했다.

인터넷 여기저기에서 베껴 짜집기한 자기소개서는 표절검사기가 바로 잡아내는 데 인공지능으로 만든 것은 표절 유사도가 1% 이하에 글의 품질도 훨씬 높다고 했다. 사단법인인 협회가 그런 사업을 하는 것은 정도가 아닌 것 같아서 필자가 정중히 거절했는데 많은 학원들은 그걸로 열심히 돈을 벌 것이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려면 엄청난 양의 학습 데이터인 말뭉치(코퍼스)가 필요하다. 그걸 구축하는 게 쉽지 않으니 학습이 불가능하다고 인공지능을 좀 아는 기성세대들은 부정적으로 말한다. 그런데 매일 인터넷에는 엄청난 양의 기사, 블로그, 전자책이 쏟아져 나온다. 그냥 퍼다가 저장하면 바로 말뭉치가 되는 디지털 데이터들로 인터넷 공간이 이미 차고 넘친다.

2020년 인공지능 언어 생성모델인 GPT-3가 나왔을 때 글쓰기에서 인간과 기계의 간격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좁혀졌는데 이제는 그보다 훨씬 성능이 개선된 PaLM이 출현했다.

◇ 모르는 게 약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는데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신기술과 관련해서는 아주 적절한 문장인 듯싶다. 다만 지난 5월의 테라-루나, 11월의 FTX에서 보듯 프로젝트의 내실이 없으면 신기술이 신기루가 되기도 한다. 기술은 생각보다 빨리 진화하고 있는데 우리의 의식수준이 따라가지 못하는 게 아닌가 점검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기술의 부작용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옥석을 가리는 혜안을 갖추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천국은 어린아이 같은 자의 것’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기술의 격변기에 성공하는 자들은 어린아이처럼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디지털 전환이 이 시대의 화두인데 곧 다가올 디지털경제에 걸맞는 신기술을 빨리 수용하고 개선하여 선두그룹을 형성하려면 어린아이처럼 순수하면서 호기심이 넘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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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붕나맘
  • 2023.01.26 18:29:32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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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리나
  • 2023.01.17 11:49:5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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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리스
  • 2023.01.17 00:15:5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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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드스탠다드
  • 2023.01.16 22:11:20
교수님이 쓰신 글이죠?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저도 내가 다 아는 것처럼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네요. 이제는 받아들일 것은 빨리 받고 공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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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리스
  • 2023.01.16 18:11:0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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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mini
  • 2023.01.13 14:35:39
ㄱ ㅅ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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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리구리
  • 2023.01.09 00:40:4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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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mini
  • 2023.01.05 17:08:20
ㄱ ㅅ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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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happy
  • 2023.01.02 09:09:5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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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태
  • 2023.01.02 01:52:16
잘봤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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