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하게 등장했던 프로젝트가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토큰만 남아 방치되는 경우는 크립토 시장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특히 바이럴과 화려한 로드맵으로 투자자 관심을 끌지만, 결국 업데이트가 끊기고 커뮤니티가 텅 비며 사실상 폐기되는 이른바 ‘미방명(Abandoned Coin)’ 현상은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조용한 쇠퇴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자금 유출, 비전 부재, 규제 압력, 또는 단순한 포기의 패턴이 반복된다.
코인게코 분석에 따르면, GeckoTerminal에 상장된 암호화폐의 52.7%가 이미 실패한 것으로 분류된다. 특히 2024년과 2025년 초에 집중적으로 프로젝트 붕괴가 일어났으며, 2025년 1분기에만 약 180만 개의 토큰이 사라졌다. 이는 2021년 이후 기록된 전체 붕괴 사례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거품이 걷히자 남는 질문은 하나다. “왜 이렇게 많은 프로젝트가 사라지는가?”
사라지는 프로젝트의 공통된 원인들
1.엑싯 스캠과 러그풀
개발팀이 관심과 자금을 끌어모은 뒤, 갑작스럽게 유동성을 빼거나 잠적하는 방식이다. 잠금이 허술한 LP 구조, 과도한 개발자 할당량, 내부자 매도, 가짜 락업, 세부 조건 위·변조 등으로 빠른 ‘탈출’을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2.개발팀 이탈과 비전 상실
빠른 붕괴가 아닌, 서서히 잊혀지는 케이스도 많다. 팀이 다른 프로젝트로 옮기거나 예산이 고갈되며 로드맵이 방치된다. 커뮤니티는 방향성을 잃고 해체된다.
3.규제·법적 압력
애매한 규제 환경에 놓인 프로젝트는 언제든 법적 리스크와 정치적 리스크에 직면한다. 특히 개발자 신원이 노출되거나 압력이 커지는 순간 프로젝트는 흔적을 지운다.
4.기술적 실패나 보안 사고
단 한 번의 해킹이나 취약점으로도 신뢰는 무너진다. 신뢰가 끊기면 유동성은 빠르게 증발하고, 대부분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5.차별화 부재와 시장 포화
2024년~2025년 사이 폭발적으로 출시된 수많은 토큰 가운데 실질적인 제품이나 유저 확보에 성공한 프로젝트는 극히 드물다. 사용례가 없는 토큰은 결국 조용히 소멸한다.
최근 사례들
LIBRA (2025년 2월)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잠시 지지 의사를 밝히며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런칭 지갑이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가격이 단숨에 90% 이상 폭락했다. 정치 이벤트를 이용한 단기 펌프 이후 내부자 유출이 촉발한 붕괴 사례다.
Akon City / Akoin
세네갈에 미래형 암호도시를 건설한다는 비전으로 등장했지만, 2025년 7월 공식 중단이 발표됐다. 실물 진척은 환영센터 하나뿐이었고, Akoin은 사실상 방치되었다. 비전 상실과 개발 포기, 신뢰 붕괴가 겹친 결과다.
CryptoZoo
2021년 NFT 게임으로 등장했지만 핵심 기능은 구현되지 않았고, 내부 지갑이 홍보 직전 매집·직후 매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나중에서야 로건 폴이 환불 프로그램을 제시했지만, 이미 신뢰는 사라졌다.
이 사례들이 보여주는 교훈
- 하이프는 유지되지 않는다. 결국 실적과 실행이 전부다.
- 신뢰의 균열은 기술보다 먼저 프로젝트를 붕괴시킨다.
- 투명성이 낮을수록 투자자는 더 빠르게 등을 돌린다.
- 혁신보다 생존과 일관된 커뮤니티 관리가 더 큰 의미를 가진다.
- 몰락은 화려할 수도, 조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패턴은 반복된다.
정치, 인플루언서, VC, 기술 트렌드가 얽히는 복잡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프로젝트의 조건은 화려한 출발이 아니라 꾸준한 존재감과 신뢰다. 사라진 프로젝트들의 공통점은 결국 하나 — 책임을 끝까지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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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7 11:0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