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개발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가 기존 투자자들과 협력해 내부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최대 5천억 달러(한화 약 696조 원)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거래는 오픈AI의 외부 자금 유치가 아닌, 회사 내부자들이 보유한 주식을 기존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세컨더리(비상장 주식의 2차 매매)' 형태로 추진된다. 주요 투자자는 벤처캐피털 트라이브 캐피털을 비롯한 기존 주주들로, 오픈AI의 전·현직 직원이 보유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입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 희망 가격대로 거래가 이뤄진다면 오픈AI의 평가 가치는 기존 3천억 달러에서 5천억 달러로 뛰게 된다.
오픈AI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비상장기업 중 하나로 꼽혔다. 지난해 기업가치 3천억 달러 기준으로 소프트뱅크, 마크네타 캐피털 등 주요 투자자로부터 4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이번 내부자 주식 매각은 추가적인 외부 투자 유치 없이도 유동성을 확보하고, 성장에 따른 보상을 직원들에게 제공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오픈AI의 사업 성과도 기업가치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챗봇 서비스인 챗GPT는 올해 들어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해, 최근 발표에 따르면 주간 활성 이용자 수가 약 7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3월 말 기준 5억 명에서 급격히 상승한 수치다. 또 미국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의 연간 순환 매출(ARR: Annual Recurring Revenue)은 지난 7월까지 12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월 매출이 10억 달러 수준임을 의미한다. ARR은 구독형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수익 규모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이번 조치는 기술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이기도 하다. 최근 메타(구 페이스북)를 비롯한 대형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 연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액 연봉과 파격적인 보상 조건을 제안하고 있어, 오픈AI는 내부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고성장 기술 스타트업 전반에 걸친 인재 유치 경쟁과 기업가치 재평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AI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오픈AI의 이번 움직임은 기술 혁신과 동시에 인재 유지에 필요한 새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