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 '옴니 AI'로 독자 국가 모델 개발 착수…데이터 주권 본격 시동

네이버클라우드가 정부 주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핵심 프로젝트에서 자사의 ‘풀스택 AI’ 역량을 기반으로 독자 국가 AI 모델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을 목표로, AI 기술의 자립성과 활용 범위 확장을 동시에 꾀한다.

지난 8월 11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열린 언론 인터뷰에서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총괄은 자사의 가장 큰 강점으로 기술부터 플랫폼, 서비스까지 모두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풀스택’ 역량을 강조했다. 이는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모델 학습, 실제 서비스 구현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주도하는 이번 국가 AI 프로젝트는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정예팀 계획의 일환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트웰브랩스, 서울대, KAIST(한국과학기술원), 포항공대, 고려대, 한양대의 산학협력단이 협력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체 프로젝트의 핵심은 복잡한 이종 데이터를 하나의 모델에서 자유롭게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옴니 모델’ 개발이다. 기존의 텍스트 중심 대형언어모델(LLM)과 달리 영상, 음성, 위치 정보 등 다양한 입력을 공감각적으로 처리하는 모델로, 일반 국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성 총괄은 옴니 모델의 특징으로 질문의 편의성을 들면서, 단순한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이나 이미지를 통해 질문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글래스 착용자가 촬영한 영상이나 음성 입력을 곧바로 해석해 사용할 수 있는 AI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AI 기술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제 산업 생산성 증대나 공공 서비스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그는 장기적으로는 각 개인이나 기관이 보유한 AI 에이전트들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밝혔다. 의료용 AI와 법률 상담용 AI가 별도로 작동하지만 반드시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략 중심에는 글로벌 빅테크에 대응하려는 데이터 주권 강화 의지도 자리 잡고 있다. 성 총괄은 "지도와 같은 상징적 데이터를 비롯해, 특정 기업이 아닌 국내에서 관리 가능한 '소버린 데이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술 자립도를 기반으로 단순한 서비스 제공을 넘어서 국가 주도의 AI 전략의 첨병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AI 정책에서도 기술 독립성과 윤리성, 그리고 실생활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민간 기업과 학계의 협업을 바탕으로 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 모델은 다른 분야에서도 AI 기반 혁신 전략의 청사진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