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AI(Perplexity AI)가 불과 한 달 전 1억 달러(약 1,44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투자 라운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펀딩의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로 뛰어올라 지난 투자 당시의 180억 달러(약 25조 9,200억 원)에서 한 달 만에 또 한 번 상승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현재 전략적 투자자들과 접촉 중이나, 이번 라운드를 주도할 주요 투자자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불과 몇 주 전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만큼 또다시 자금을 모으는 배경에 대한 설명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퍼플렉시티가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 중 하나로 회사는 최근 구글(GOOGL)의 웹 브라우저 ‘크롬’을 345억 달러(약 49조 6,800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의향서를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구글이 크롬을 매각할 계획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퍼플렉시티는 다수의 대형 벤처캐피탈이 해당 거래를 전액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단순한 이슈몰이용 퍼포먼스라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경쟁 당국의 규제 환경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구글의 검색 광고 독점 구조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진행 중이며, 일부에서는 법원이 크롬의 매각을 명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구글이 검색 광고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판결했으며, 현재 가격 정보 독점으로 인한 구조적 해체 여부를 두고 판사의 최종 판단이 임박한 상황이다.
한편 퍼플렉시티는 크롬 외에도 다양한 브라우저 기업에 시선을 두고 있다. 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디아(Dia) 브라우저를 개발한 더 브라우저 컴퍼니(The Browser Company)와 브레이브 소프트웨어(Brave Software) 등과 인수 협의를 진행한 바 있으며, 프라이버시 중심의 검색 엔진을 운영하는 덕덕고(DuckDuckGo)의 최고경영자와도 브라우저 인수에 대한 초기 논의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퍼플렉시티는 현재 프리미엄 구독자용으로 자체 브라우저 ‘코멧(Comet)’도 운영 중이다. 지난 7월 출시된 이 브라우저는 한 달에 200달러(약 28만 8,000원)의 최고 등급 요금제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으며, 우선 기능 접근권, 고급 AI 통합 기능, 전용 고객 지원 등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 조달과 브라우저 인수 시도로 미뤄볼 때, 퍼플렉시티가 궁극적으로 구글의 검색 패권을 위협할 수 있는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AI 기반의 검색 기술을 브라우저 플랫폼과 결합해, 사용자 경험 전체를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는 야심이 엿보인다. 이 같은 시도가 과연 실제 시장 지형을 바꿀 단초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