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학교가 인공지능(AI) 분야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16일 경기도 성남시 글로벌캠퍼스 내 가천컨벤션센터에서 ‘가천AI·컴퓨팅연구원’ 개원식을 진행했다.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아우르는 융합연구 거점으로, 학문과 산업계 전반에서 AI 기반 기술 발전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다.

연구원 초대 원장으로는 이원준 전 고려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이 교수는 유무선 통신네트워크 시스템과 클라우드-엣지 컴퓨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연구자다. 2021년에는 컴퓨팅 및 통신네트워킹 분야에서 국제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 석학회원(Fellow)으로 선정됐으며, 가천대는 그의 정년을 만 70세까지 보장하는 등 이례적인 조건을 제시해 연구원장으로 영입했다.

이번에 문을 연 가천AI·컴퓨팅연구원은 가천대 IT융합대학 소속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6세대(6G) 이동통신, 클라우드 및 엣지 컴퓨팅, 양자 컴퓨팅, 피지컬 AI(기계와 물리적 환경의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기술), 신약 개발, 바이오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추진한다. 이는 향후 개별 기술의 단순 개발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 전환을 도모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원은 국내외 기관들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산학연 공동연구, 국제 학술행사, 그리고 지역 기반 프로젝트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 정기적인 AI·컴퓨팅 관련 심포지엄 및 국제 공동연구센터 설립이 예정돼 있고, 이를 통해 다학제적 연구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천대는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일명 BBC(바이오-배터리-칩) 분야와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이날 개원식에서 “국내 최초로 AI학과를 개설했던 가천대가 이제는 연구 영역에서도 새 단계로 진입했다”며, “전략적 융합과 인재 양성을 통해 AI연구원을 세계적 수준의 거점 기관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 이건우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김명주 국가AI안전연구소 소장 등 국내 주요 학술·연구 기관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대학 주도의 산업기술 융합연구 확대와 더불어,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고도화를 촉진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산학연 공동연구 강화는 기술 상용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