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 모델이 세계적 수준의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에서 금메달에 해당하는 성과를 올리며, AI 기술의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인간 수준에 근접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구글 딥마인드는 17일(현지시간), 자사의 고급 AI 모델인 ‘제미나이 2.5 딥 싱크’가 2025년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ICPC) 세계 결선에서 금메달 수준의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 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대학생 대상 알고리즘 경진대회로, 매년 약 100개국에서 3천여 개 대학이 참가한다.
올해 ICPC 결선은 9월 4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되었으며, 세계 각국에서 선발된 139개 팀이 동일한 문제 세트에 5시간 동안 도전했다. ‘제미나이 2.5 딥 싱크’는 온라인으로 대회에 참가했으며, 전체 12문제 중 10문제를 해결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이 결과는 전체 2위에 해당하며, 실제 대회 기준으로는 가장 뛰어난 팀 4곳이 받는 금메달 수준의 성과다. 특히 AI 모델은 다른 대학 팀 누구도 풀지 못한 고난도 문제를 해결해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해당 모델은 수학, 알고리즘, 논리 추론 등 복잡한 계산 작업에 초점을 맞춘 연구용 AI다. 이번 성과는 인간이 제시한 방식 외에도 AI가 독자적으로 문제를 이해하고 풀이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딥마인드는 이번 결과가 ‘사전 학습’, ‘사후 학습’뿐 아니라 다단계 추론, 강화학습, 병렬 사고 구조 등 최첨단 기술이 융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과제 해결 방식은 여러 AI 에이전트가 각자 코드를 생성하고 실행한 뒤, 이를 서로 검토하며 점차 개선하는 협업형 구조를 택했다.
이번 성과는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분류하거나 문장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추상적이고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준다. 딥마인드는 만약 인간 팀과 AI가 협업했더라면 대회 전 문제 12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앞서 ‘제미나이 딥 싱크’는 지난 7월, 고등학생 대상 세계 수학 경시대회인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도 금메달 수준의 점수를 공식 인정받은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은 AI 기술이 기존의 전문가 중심 영역, 예컨대 신약 개발이나 반도체 설계처럼 복잡한 과학·공학 문제 해결에까지 실질적으로 접목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향후 AI가 인간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 진보의 속도를 더욱 앞당기고,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문제 해결 도구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