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 생성 스타트업 수노(Suno)가 최근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 테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밴처캐피털 멘로벤처스(Menlo Ventures)가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엔비디아(NVDA)의 벤처 부문인 엔벤처스(NVentures)를 비롯해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매트릭스(Matrix), 할우드미디어(Hallwood Media) 등이 공동 투자자로 가세했다. 이번 라운드를 통해 수노의 기업 가치는 24억 5,000만 달러(약 3조 5,300억 원)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직전 투자 때보다 4배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수노는 AI 기술 기반 음악 생성 툴을 서비스하는 매사추세츠 소재 스타트업으로, 사용자들이 가사, 장르, 악기 여부를 지정하면 자동으로 노래를 만드는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외부 오디오를 업로드해 특정 부분을 교체하거나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편집 기능도 갖췄다. 기본 무료 서비스 외에 수노는 유료 플랜 두 가지를 제공하며, 특히 최고가 플랜인 ‘프리미어’는 매달 24달러(약 3만 4,500원)에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 '수노 스튜디오'까지 포함되어 있어 전문가 수요도 겨냥하고 있다.
이번 기업가치 급등은 수노가 AI 훈련용 데이터로 저작권 음악을 무단 활용했다는 법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세 음반사가 수노와 경쟁사 우디오(Udio)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근 우디오에 대한 소송 중 두 건이 합의되면서 유사 소송의 파장도 완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수노의 리스크 요인도 일정 부분 해소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노는 현재까지 누적 1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확보했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연간 매출은 약 2억 달러(약 2,8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유료 구독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만큼 단순한 관심을 넘어 실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증명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노가 채택한 AI 아키텍처는 대형 언어 모델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트랜스포머’ 기반으로, 일부 경우에는 오디오 인코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오토코더’와 함께 결합되기도 한다. 실제로 일반 오디오의 경우 압축 없이 AI가 처리하려면 4분짜리 노래에서도 데이터 포인트가 약 1,000만 개에 달해 연산 부담이 극심하다. 오토코더는 이러한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압축해 AI가 훨씬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AI 음악 시장의 빠른 성장에 따라 오픈AI(OpenAI) 같은 대형 AI 기업들도 경쟁에 합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픈AI는 이미 2020년에 '주크박스(Jukebox)'라는 AI 음악 생성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바 있으며, 향후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주요 음반사들과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는 점에서 수노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AI와 음악이 결합된 신시장에 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수노 같은 스타트업은 앞으로도 더 많은 기대와 도전을 동시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 전반의 법적 환경과 데이터 접근 구조가 어떻게 재편되는지에 따라, AI 음악 생태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