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그동안 고수해온 인공지능(AI) 모델의 개방 정책에서 방향을 틀고, 폐쇄형 모델 개발에 본격 나섰다. 새로운 전략은 '초지능'(superintelligence) 확보를 위한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방송 CNBC가 12월 9일(현지 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메타는 오픈소스 AI 모델 ‘라마’의 후속작으로 코드명 ‘아보카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기존 라마 시리즈와 달리 아보카도는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인 가중치를 비롯한 핵심 요소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모델로 개발되고 있다. 이는 개방형 전략에서 폐쇄형 구조로 전환한 첫 사례로, 메타 내부에서도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메타 측은 모델 개발 일정과 관련해 “계획대로 훈련이 진행 중이며 일정상 큰 차질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제품의 공개 시점은 당초 올해 말에서 2026년 1분기로 미뤄진 상태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아보카도는 메타의 인공지능 종합 연구조직인 메타초지능연구소(MSL) 산하 'TBD랩'에서 개발되고 있으며, 이 팀은 최고AI책임자 알렉산더 왕이 직접 이끌고 있다. 이들은 메타 본사 내에서도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네트워크도 차단된 채 고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전략 전환의 배경에는 오픈소스로 출시된 라마4에 대한 시장의 기대 이하 반응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의 AI 업체 딥시크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 ‘R1’에서 라마의 설계 구조를 일부 참고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메타 내부에서도 개방 전략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 역시 과거의 발언을 뒤집고 오픈소스의 범위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동시에 메타는 초지능 개발을 위한 인력과 자금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 AI 스타트업 스케일AI에 총 143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입했으며,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을 메타의 최고AI책임자로 영입했다. 또한, 자본 지출 계획도 기존 66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10월 말에는 250억 달러(약 36조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도 나섰다.
다만, 내부 조직에는 상당한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주 70시간 근무가 일상화됐고, 일부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됐다. 이 과정에서 메타의 AI 개발을 이끌어온 얀 르쿤 교수가 회사를 떠나 창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연구진 이탈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르쿤은 메타가 그를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을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관련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이 기술력뿐만 아니라 모델의 통제력과 수익화 전략에서도 승부를 가르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메타가 아보카도를 통해 폐쇄형 모델에서도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향후 AI 산업 판도를 가르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