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 달 동안 글로벌 스타트업 시장은 다시 한 번 유니콘 기업의 활발한 탄생을 목격했다. 총 19곳의 스타트업이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크런치베이스 유니콘 보드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의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Project Prometheus)'다. 설립 초기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단숨에 유니콘에 등극했다. 이 기업은 항공우주, 자동차 및 컴퓨터 제조 부문에 특화된 AI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유니콘 기업들의 산업 분포를 살펴보면, 인공지능 분야가 단연 dominant한 흐름을 보였다. 신규 유니콘 19곳 중 최소 13곳이 AI를 핵심 기술 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 중에는 영상 생성 AI 플랫폼 '루마 AI(Luma AI)', AI 기반 칩 개발사 'd-매트릭스(d-Matrix)', 수학적 AI 연구소 ‘하모닉(Harmonic)’ 등이 포함됐다. 특히 루마 AI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소재의 AI 컴퓨팅 기업 '휴메인(Humain)'과 협력해 2GW급 데이터 센터 구축 계획까지 밝혀 주목받았다.

AI 기술은 단순한 모델 개발을 넘어 워크플로우 자동화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AI 기반 프레젠테이션 툴 '감마(Gamma)', 작업 매뉴얼 자동화 플랫폼 '스크라이브(Scribe)', 사무 자동화를 지원하는 '메인펑크(MainFunc)'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성장 중이며, 사용자 수와 연간 반복 매출(ARR) 등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 또한 두각을 나타냈다. 오스틴에 본사를 둔 건강 진단 플랫폼 '펑션 헬스(Function Health)'는 약 2억 9,800만 달러(약 4290억 원)를 유치하며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가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인도의 제약사 '라 레논(La Renon)'과 홍콩 로보틱스 기업 '코너스톤 로보틱스(Cornerstone Robotics)'도 새로운 유니콘으로 등재됐다.

방위 산업 부문에서도 흥미로운 움직임이 감지된다. 수소연료 기반 드론을 개발하는 미국 버지니아주의 '헤븐 에어로테크(Heven AeroTech)', 그리고 자율 방위 시스템 업체 '포르테라(Forterra)'가 각각 1억 달러(약 1,440억 원), 1억 8,800만 달러(약 2,700억 원)를 조달하며 방산 유니콘으로 도약했다.

그 외에도 음악 생성 AI 플랫폼 '수노(Suno)', 실물 매장 결제 솔루션 '플랫페이(Flatpay)', 암호화폐 파생상품 플랫폼 '라이터(Lighter)', 스마트카 솔루션 업체 '주위 테크놀로지(Zhuoyu Technology)' 등 다채로운 산업군에서 유니콘이 탄생했다. 특히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캐나다, 중국, 인도, 홍콩, 덴마크 등에서도 유니콘이 등장하며 글로벌 창업 생태계의 힘을 보여줬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여전히 유니콘 생산의 중심지다. 19곳 중 14곳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실리콘밸리 중심 도시인 팔로알토에서만 3개의 신규 유니콘이 나왔다. 이는 전통적인 기술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와 오스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이번 목록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10월 말 미처 반영되지 않았던 민간 우주정거장 개발사 '배스트(Vast)'도 최근 IQT로부터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해당 기업은 미국 정보기관 및 국방과의 전략적 연계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크런치베이스 유니콘 보드는 공식적인 펀딩 라운드를 기준으로 10억 달러 이상 valuation을 인정받은 비상장사를 등재하고 있다. 내부 가치 산정 방식이나 투자사의 평가 조정은 포함하지 않으며, 공정성과 일관성을 위해 외부 환율 변동도 모두 실시간 적용된다. 앞으로도 글로벌 AI 투자와 신산업 성장에 따라 유니콘 트렌드는 지속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