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산업의 중심이 된 인공지능(AI)이 2025년 한 해 동안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는 수많은 테크 리더들과 전문가들의 발언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AI 에이전트, 로봇공학, 대형 데이터센터 등 AI와 관련된 주제는 올 한 해 기술 산업 보도의 중심에 자리했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의 창업자 마이클 델(Michael Dell)은 AI가 사용자 중심의 미래 기술임을 강조하며 "고객이 원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 기술을 구축하는 만큼 나쁜 투자는 없다. 고객이 원하는 미래는 곧 AI"라고 단언했다. 엔비디아(NVDA)의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도 "우리는 이제 반도체 회사가 아니라 AI 공장이다"라며 AI의 중심 기업으로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META) 최고경영자는 AI 기술이 과연 실질적인 진보인지 혹은 과대포장의 버블인지에 대한 회의를 드러냈다. 그는 “진짜 성과에 도달하더라도 초기에는 버블처럼 보일 수 있다. 비용은 크지만 끝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페이 리(Fei-Fei Li) 전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 AI 수석 과학자는 AI가 지능형 에이전트를 위한 핵심 토대가 될 것이며, "3D 공간과 가상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능력이야말로 AI의 진정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세일즈포스(CRM)의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구글(GOOGL) 딥마인드의 에드 치(Ed Chi), AI 스타트업 엔트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 그리고 아마존(AMZN) 최고기술책임자 베르너 보겔스(Werner Vogels)까지, 업계를 이끄는 주요 인물은 공통적으로 AI가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혁을 촉발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은 '지능형 협업툴'을 넘어서 경제 시스템과 사이버 보안 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변수로 떠올랐다. 더불어 AI가 기존 인프라를 재정의하고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메타의 인프라 책임자 예 지운 송(Yee Jiun Song)은 "AI는 인프라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고, 데이터브릭스 최고경영자 알리 고드시(Ali Ghodsi)는 "AI는 여전히 복잡성과 고비용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조직 전체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기술의 급진적 진보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났다. 로빈후드(Robinhood)의 블라드 테네브(Vlad Tenev)는 "우리가 만든 것은 초보조자인지, 혹은 위협적인 포식자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아포스톨 바실레프(Apostol Vassilev)는 AI 에이전트가 기존의 사이버 인프라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 제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지난 3월 GTC에서 진행한 퀀텀 컴퓨팅 관련 발표에서 전략적 실언을 공개 사과하며 "이 행사는 나에게 집단 상담과도 같을 것"이라며 업계와의 신뢰 회복에 나섰고, 알파벳의 실험 기술 조직인 X의 CEO 아스트로 텔러(Astro Teller)는 "합리적으로 들리는 무모함은 실패"라며 AI 시대의 급진적 상상력을 주문했다.
이처럼 AI는 기술, 인프라, 정책, 윤리 등 거의 모든 분야를 관통하고 있으며, 어떤 이에게는 ‘희망적 진보’로, 또 다른 이에게는 ‘예측 불가능한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2025년은 AI의 영향력이 산업 전반에 실체화되는 원년이자, 기술 리더들이 그 무게를 체감한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