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Sam Altman)이 미 국방부와의 계약 발표 과정이 ‘기회주의적이고 허술했다(opportunistic and sloppy)’며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기밀 군사망에서 챗GPT를 포함한 오픈AI 기술을 운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용자 반발이 거세지자, 설명 부족과 속도전에 대해 책임을 받아들인 것이다.
올트먼은 3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올린 연쇄 게시물에서 “금요일에 이를 내보내려고 서둘렀던 건 내가 잘못한 일 중 하나”라며, 계약의 복잡한 쟁점을 충분히 풀어 설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신규 계약을 공표한 뒤 ‘국내 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했다는 판단이다.
문제가 된 계약은 지난 금요일 공개됐으며, 오픈AI의 기술을 ‘기밀 군사 네트워크’에 배치(deployment)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만 발표 직후 이용자들은 군·정보기관 활용 가능성, 감시 확대 위험, 기업의 윤리 기준 훼손 등을 이유로 불매·탈퇴 움직임을 조직적으로 전개했다.
실제 데이터도 즉각 반응했다. 테크크런치가 인용한 센서타워(Sensor Tower)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챗GPT 앱 삭제(언인스톨) 건수는 24시간 만에 295% 급증했다. 앱스토어 평점에서는 ‘취소(cancel)’ 캠페인이 확산되며 별점 1개 리뷰가 775% 늘었다. 경쟁 서비스도 반사이익을 봤다. 앱피겨스(Appfigures)에 따르면 앤트로픽(Anthropic)의 대화형 AI ‘클로드(Claude)’가 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최상단으로 올라섰다.
올트먼은 논란의 핵심인 감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계약 문구를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정안에 미국인의 국내 감시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문구를 넣고, 헌법 및 국가안보 관련 법령을 근거로 ‘미국인에 대한 의도적 추적·모니터링’을 차단하겠다고 했다. 여기에는 ‘상업적으로 구매한 개인정보(commercially obtained personal data)’를 활용한 감시 역시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또 올트먼은 미 국방부가 “별도 계약 변경 없이 국가안보국(NSA) 같은 정보기관에서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국방 분야에서의 활용과 정보기관 활용을 구분하고, 필요할 경우 별도의 계약 절차를 거치도록 안전장치를 두겠다는 취지다.
후속 게시물에서 올트먼은 AI 거버넌스가 ‘민주적 감독’ 아래 있어야 하며, 어떤 민간 기업도 사회의 방향을 결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협력하되 시민적 자유(civil liberties)를 지키는 장치를 함께 구축하겠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번 사안을 두고 오픈AI 내부의 동요도 감지된다. 올트먼은 직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전사 회의(all-hands meeting)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고, 이번 건을 “정부 통합이 직접적으로 수반된 첫 번째 주요 결정들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AI가 공공 영역, 특히 군사·안보 시스템에 본격 접속하는 국면에서 ‘신뢰’와 ‘설명 책임’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키는 장면이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만, 다시 쌓는 데는 ‘설명 책임’과 ‘검증 가능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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