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인공지능(AI) 전략이 ‘가능성’에서 ‘수익성’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현장 책임자들의 화두도 더 이상 기술 시연이 아니라, 실제 비용 대비 얼마나 분명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에 맞춰지고 있다.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클릭 테크놀로지스(Qlik Technologies)의 마이크 카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클릭 커넥트 2026’ 행사에서 “AI는 더 이상 새로움이 아니라 ‘가치 창출’의 문제”라며 “기업들이 AI에 많은 돈을 쓰고 있지만, 이제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이 비용이 어디로 가고 있고 어떤 가치를 돌려주느냐’를 묻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기업 AI 도입이 파일럿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반복 가능한 성과를 내는 운영 체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해준다. 특히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과 거버넌스가 갖춰지지 않으면 AI 투자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핵심으로 꼽힌다.
예산은 늘었지만 ROI 체계는 부족
클릭의 2025년 ‘에이전틱 AI’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97%가 에이전틱 AI 예산을 이미 편성했지만 명확한 투자수익률(ROI) 프레임워크를 갖춘 곳은 19%에 그쳤다. AI 예산 집행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성과를 측정하고 설명하는 체계는 크게 뒤처져 있다는 의미다.
카폰 CEO는 많은 기업이 시행착오를 겪은 뒤에야 데이터 인프라의 중요성을 체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사들이 실패를 경험한 후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을 다시 구축하고, AI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품질 관리, 거버넌스를 먼저 세워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그 과정은 대체로 고통스럽지만, 이후에는 반복 가능한 결과가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단순 도입 여부보다 실제 운영 과정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성과를 내는지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헬로프레시, 물류 예외 관리에 AI 적용
클릭 고객사인 헬로프레시(HelloFresh SE)는 이런 접근의 사례로 소개됐다. 글로벌 밀키트 배송 기업인 헬로프레시는 클릭 프리딕트를 활용해 배송 차질 가능성이 있는 주문을 사전에 식별하고, 자동 복구 조치를 실행하는 방식으로 물류 예외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헬로프레시의 에드 던저 데이터·운영 시스템 총괄은 이 과정에서 AI가 고객 유지율 개선으로 이어지는 측정 가능한 성과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해관계자들은 모델이 ‘완벽’할 필요는 없으며, 사업과 고객 모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준다면 충분한 AI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사람이 판단할 경우 더 많은 사실이 모일 때까지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많지만, AI는 사전에 설정한 위험 한도 안에서 더 빠르게 행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대응 지연으로 놓칠 수 있었던 고객 경험 개선 기회를 살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AI 가치의 핵심은 속도보다 ‘신뢰 가능한 운영’
이번 논의는 AI 경쟁이 단순한 기술 도입 속도 경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시장에서는 데이터 품질, 통제 체계, 성과 측정 기준이 함께 갖춰져야만 AI 가치가 숫자로 입증될 수 있다.
결국 기업 AI 전략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실험을 했는가’보다 ‘얼마나 신뢰 가능한 데이터 기반 위에서 반복 가능한 성과를 만들었는가’에 달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AI 투자 확대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기업들의 관심은 새로운 모델 도입보다 검증 가능한 운영 성과와 ROI 증명에 더욱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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