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21일 가상자산 거래소를 넘어 투자와 결제, 송금, 자산관리를 한 플랫폼에 묶는 금융 슈퍼 앱 전략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코인을 사고파는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전통 금융이 맡아온 서비스까지 흡수해 종합 금융 인프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전략의 배경에는 가상자산 시장과 기존 금융시장 사이의 경계가 빠르게 옅어지고 있는 흐름이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거래, 해외 송금, 결제, 자산 운용을 각각 다른 서비스에서 처리하는 대신 하나의 앱에서 끝내는 편의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바이낸스는 이런 변화에 맞춰 상장 전 선물, 주식 토큰, 예측시장 같은 블록체인 기반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상장 전 선물은 기업이 증시에 정식 상장되기 전에 해당 기업 가치 변동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파생상품이고, 주식 토큰은 주식과 연계된 디지털 자산을 뜻한다.
결제 분야에서는 자체 서비스인 바이낸스 페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바이낸스 페이는 국가 간 송금이나 해외 투자 과정에서 드는 환전 비용과 수수료를 전통 금융망 대비 1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낮췄다. 현재 전 세계 2천만개 이상 가맹점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으며, 누적 결제액은 2천8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가상자산이 더 이상 투자 수단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결제와 송금 수단으로도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바이낸스는 금융 서비스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보안과 규제 준수도 함께 강조했다. 회사는 100개가 넘는 보안 모델과 24개 이상의 관련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각국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연간 약 3억달러를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회사 전체 자산의 0.22% 수준으로 전통 금융업계 평균인 0.14%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금융 서비스가 커질수록 해킹 방지와 자금세탁 방지, 이용자 보호 체계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다.
허 이 바이낸스 공동대표는 가상자산과 주식, 실물연계자산(RWA·부동산이나 채권, 원자재처럼 현실의 자산 가치를 디지털로 연결한 자산)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단순 중개업체를 넘어 글로벌 디지털 금융회사로 성격을 바꿔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각국의 규제 강도와 제도 정비 속도에 따라 사업 확장 범위와 속도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