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제안된 데이터센터의 최대 절반이 정치적 반발과 인허가 병목으로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AI 확산을 떠받치는 전력 인프라가 지역 여론, 주정부 규제, 전력망 접속 심사와 충돌하는 흐름이다.
벤 델(Ben Dell) 키머리지(Kimmeridge) 공동창업자 겸 매니징 파트너는 26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국 내 제안 단계 데이터센터의 최대 절반이 정치적 반발과 물리적 인프라 건설 제약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델은 "실리콘밸리식 모델이 현실 세계의 인프라 제약과 부딪히고 있다"고 말했다.
키머리지는 에너지 섹터에 집중하는 대체자산운용사다. 회사는 Caturus 플랫폼과 Commonwealth LNG를 통해 미국 내 가스·LNG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번 발언은 AI 데이터센터 입지 갈등뿐 아니라 천연가스 수요 전망과도 맞닿아 있다.
델은 데이터센터가 미국 천연가스 수요 증가분에 하루 50억~100억입방피트를 더할 수 있다고 봤다. 전체 수요 증가분 약 300억입방피트 가운데 대부분은 LNG 수출에서 나오며, 데이터센터 지연이 누적되면 AI 관련 수요는 제시 범위의 하단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치적 반발은 주정부 조치로 번지고 있다. 뉴욕주는 7월 14일 새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주 환경허가를 최대 1년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텍사스주는 8월 3일 ERCOT 접속 절차를 밟는 모든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전면 감사를 지시했고, 감사가 끝나기 전에는 어떤 프로젝트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주는 8월 18일 로컬 승인과 GRID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허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지역 단위 민원이 주정부의 허가 기준과 전력망 심사 절차로 옮겨 붙은 셈이다.
여론도 데이터센터 확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갤럽(Gallup)은 3월 2~18일 조사에서 미국인의 70%가 거주 지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대 애넌버그 공공정책센터는 6월 16일~7월 19일 조사에서 반대가 61%로, 4개월 전보다 12%포인트 올랐다고 발표했다.
반대 이유는 전력과 물, 토지 이용, 소음, 전기요금 전가 문제로 모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3월 분석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이 미국 전력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용 전력공급이 2024년 460TWh에서 2030년 1000TWh 이상으로 늘 수 있다고 봤다.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냉각 설비를 갖춘 AI·클라우드 인프라 시설이다. 서버 연산이 늘수록 전력 사용량과 냉각 수요가 함께 커지고, 전력망 접속과 용수 확보가 사업 일정의 핵심 조건이 된다.
AP는 데이터센터 논쟁이 2026년 미국 중간선거 구도를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노동계는 데이터센터를 일자리와 대중국 경쟁의 기반으로 본다. 반대로 주정부와 지역사회는 전기요금, 수자원, 지역 수용성을 이유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는 7월 18일 미국 42개 주에서 142건의 데이터센터 반대 시위가 열렸다고 전했다. 반대 흐름이 일부 지역의 개별 민원을 넘어 전국 단위 정치 쟁점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사안은 미국 데이터센터 입지 갈등이 지역 반발로 번진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텍사스 전력망 접속 대기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함께 커진 문제도 앞선 본지 보도에서 다뤘다.
AI 데이터센터 지연은 반도체, 클라우드, 전력, 천연가스 수요 논의와도 연결된다. 다만 이번 경고는 확정된 지연률이 아니라 키머리지 측의 추정이다. 실제 지연과 취소 규모는 주별 허가 심사, 전력망 접속, 소송, 자금 조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략 포인트 키머리지의 경고는 데이터센터 지연 가능성과 천연가스 수요 전망을 함께 담고 있다. 다만 회사의 에너지 이해관계도 함께 봐야 한다.
용어정리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냉각 설비를 갖춘 AI·클라우드 인프라 시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