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 실험의 두 번째 단계에 착수하며 도매 금융시장에 특화된 디지털화 시험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번 시험은 스테이블코인, 은행 예금 토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한 실사용 사례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호주준비은행(RBA)은 11일 공식 성명을 통해, 디지털 금융의 실현 가능성과 효율성을 평가하기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프로젝트 아카시아(Project Acacia)’의 두 번째 단계로, 디지털금융협력연구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작년 11월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이번 시험에는 핀테크 스타트업부터 대형 은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내외 기관들이 참여하며, 총 24개 사용 사례가 테스트된다. 이 중 19개 사례는 실거래 기반으로 진행되며, 나머지 5개는 개념 증명 단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현된다. 참가 기업들은 도매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와 자산 토큰화 기술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집중 점검하게 된다.
특히 이번 이니셔티브는 단순한 CBDC 기술 실험을 넘어, 스테이블코인과 은행 기반 디지털 토큰의 상호 운용성 및 역할까지 폭넓게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RBA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차세대 금융 인프라 형성에 대한 정책적 판단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와 중앙은행은 글로벌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대응이라는 거시경제적 과제를 염두에 두고 실물 기반 디지털 자산 인프라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왔다. 이번 시험 운영 결과는 향후 정책적 디지털화폐 도입 여부와 개발 방향 결정에 핵심 입력값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