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Coinbase)가 미국의 금융 규제 체계에 제로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s, ZKPs) 기술을 도입할 것을 촉구하며 기존 금융 정보 보호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고객 개인정보 보호와 규제 목적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8월 4일 발표된 공식 블로그를 통해 폴 그레왈(Paul Grewal) 최고법률책임자는 현행 고객신원확인(KYC) 절차가 중앙집중형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구축돼 있어 금융 데이터 유출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민감 정보는 실제 활용 빈도는 낮지만, 해커에게는 언제나 매력적인 목표"라며, 불필요한 정보 수집이 오히려 대다수 소비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레왈은 ZKP가 ‘검증은 하지만 공개는 하지 않는’ 독특한 방식으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특정 기업에서 계좌를 개설할 때, 제재 명단 포함 여부나 연령 등 필요한 조건만 증명하고 자세한 정보는 비공개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법 집행기관이 필요할 경우, 해당 정보를 발급한 기관에 정식으로 소환장을 발부해 상세 정보를 확보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그는 ZKP 기반 시스템이 정보 공유 방식에도 근본적인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구조처럼 막대한 개인정보를 일괄 전달하는 대신, 필요한 포인트만 자동으로 규제 당국과 연동한다면 보안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다수의 선량한 국민 데이터를 보호하면서도 소수의 불법 행위자만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
이러한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함과 동시에, 코인베이스는 최근 주가 하락이 장기 투자자에게는 '저점 매수'의 기회라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벤치마크의 수석 애널리스트 마크 팔머(Mark Palmer)는 기존 분기 실적 부진이 단기 수급에 영향을 줬지만, USDC 채택 확산, 기관 대상 프라임 브로커리지 확대, DEX 통합 기능 등을 근거로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코인베이스가 개발 중인 거래·결제·디파이·NFT를 아우르는 ‘슈퍼 앱’ 역시 미국 시장 내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머는 이러한 점들을 반영해 코인베이스 주식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 주가를 421달러(약 58만 5,000원)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제로지식증명 기술은 암호화폐 산업의 프라이버시 및 규제 준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잠재적 열쇠로 각광받는 중이다. 코인베이스의 이번 제안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미국 금융 인프라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