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새로운 거시경제 시그널이 등장했다. 일론 머스크가 미국 경제가 곧 폭발적 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가격은 10월 고점 대비 큰 낙폭을 보였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와 기술주 회복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재반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12~18개월 내 미국 GDP가 '두 자릿수' 성장세에 진입할 수 있으며, 적용 가능한 인공지능(AI)이 실물 경제에 기여할 경우 향후 5년간 '세 자릿수' 성장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전망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시장은 이를 투자심리 회복의 단초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금리 인하 이후 다시 떠오른 거시경제 변수

비트코인 가격은 오랫동안 글로벌 유동성과 연준 정책 기조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긍정적 기대가 퍼졌고, 이는 지난 랠리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비전이 아직 가시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시장 접근 방식이 바뀔 수 있다고 분석한다.

비트코인 옹호자이자 투자자인 앤서니 팜플리아노는 "세계 최고 부자가 공개적으로 미국의 두 자릿수 GDP 성장을 예측한 건 주목할 만한 일"이라며, 공급이 제한된 비트코인 같은 자산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물 자산 이자 수익 플랫폼 오리온 파이낸스는 "머스크의 예언은 결코 헛소리로 치부할 수 없다"며, 반복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정 부분 설득력을 가진다고 평가했다.

비관론도 여전…2026년 약세 전망

하지만 낙관적 전망에만 기대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마켓 애널리스트 아르템 루사코브스키는 "머스크는 위대한 기업가지만, 장기 경제 예측은 그의 전문 분야가 아니다"라며 발언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시장 논객 바릭시스도 머스크의 기대와 달리 2026년 비트코인 약세장을 점쳤다.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와 투자사 피델리티의 유리엔 티머 역시 비트코인이 내년 6만 달러 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최근 10월 고점이었던 12만 5,100달러(약 1억 7,984만 원)에서 약 30% 가까이 하락한 8만 7,709달러(약 1억 2,620만 원)에 거래 중이다. 장기 보유자들이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도 시장 반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완화에도 빠른 전환 어려워

XS닷컴의 시장분석가 린 찬은 "비트코인은 여전히 기대 인플레이션이나 유동성보다는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더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최근 2.7%로 완화됐지만, 연준이 공격적 금리 인하 사이클에 즉각 돌입하긴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리서치 기관 K33은 최근 메모에서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 압력이 결국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며, 공급 측면에서의 반등 재료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 흐름은 머스크의 경제 낙관론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그리고 연준의 정책 선회가 얼마나 빠르게 나타나는지에 달려 있다. 낙관과 회의가 교차하는 가운데, 시장은 여전히 확실한 방향성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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