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 대기업 SBI홀딩스가 현지 최초의 비트코인(BTC)과 XRP를 동시에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ETF는 두 가지 대표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상품으로, 일본 투자자 대상의 접근성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공개된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SBI홀딩스는 두 종류의 암호화폐 기반 ETF를 기획 중이며, 이 중 하나는 암호화폐와 금 ETF가 결합된 복합 상품이다. 이 상품은 총 자산의 51%를 금 ETF에, 나머지 49%는 비트코인 ETF 등 암호화폐 기반 ETF에 배분할 예정이며, 일본 내 공모형 투자신탁 형태로 출시된다. 이처럼 안전자산인 금과 높은 변동성의 암호화폐를 동시에 포트폴리오에 담음으로써, 수익성과 안정성의 균형을 모색하는 투자 전략이 눈에 띈다.
또 하나의 제안은 비트코인(BTC)과 XRP 두 종목에만 집중한 이중 암호화폐 ETF로, 일본 최대 증권거래소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상품은 단일 ETF에서 두 주요 코인의 가격 움직임에 동시에 노출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다. SBI는 해당 상품이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층에도 매력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실제 출시 시 일본 내 암호화폐 ETF 시장 확대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현재까지 미국이나 홍콩 등지에 비해 암호화폐 기반 ETF에 대한 규제와 제도적 기반이 부족한 편이었다. 그러나 SBI처럼 금융당국의 틀 안에서 움직이는 전통 금융기관이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해당 산업에 대한 인식과 제도적 움직임에도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BI 측은 이들 ETF 상품 출시를 통해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 간의 교차점을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암호화폐 관련 금융 상품을 다각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일본 금융청의 심사를 통과하면, 아시아권에서 보기 드문 이중 암호화폐 ETF가 실제 거래소에 상장되는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