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선물 거래량을 기록하며 업계 내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BTC) 및 일부 알트코인의 가격 급등과 시장 변동성이 맞물리며 트레이더들이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거래 증가와는 별개로 사용자 활동 지표는 하향 추세를 보이며, 양극화된 시장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7월 선물 거래량은 약 2.55조 달러(약 3,544조 5,000억 원)를 기록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1월의 2.43조 달러(약 3,377조 7,000억 원), 5월의 2.26조 달러(약 3,141조 4,000억 원)를 웃도는 수치다. 반면 경쟁 거래소인 OKX는 9290억 달러(약 1,291조 8,000억 원), 바이빗은 1.09조 달러(약 1,515조 1,000억 원)로, 규모 면에서 바이낸스에 한참 못 미친다.
바이낸스 설립자 창펑 자오가 주도한 이 거래소는 크라켄, 코인베이스, 바이빗 등 주요 글로벌 거래소 전체 선물 거래량의 절반가량을 점유하며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크립토퀀트 애널리스트 ‘마르툰(Maartun)’은 “최근의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트레이더들의 활동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선물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동안, 다른 주요 지표들은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얼마 전 발생한 비트코인 대규모 매도세로 인해 약 15억 달러(약 2조 850억 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고, 영구선물 계약에서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 간 비용 차이를 의미하는 ‘펀딩 비율’은 음수로 전환됐다. 이는 숏 포지션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시장이 위험 회피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토큰터미널(Token Terminal)의 분석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월간 활성 주소 수는 6월 초 약 80만 개에서 8월 초 34만여 개로 급감했다. 이는 약 57.5%에 달하는 감소율로, 사용자 참여가 눈에 띄게 위축됐음을 시사한다.
전체 암호화폐 시황 역시 혼조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총 시장 규모는 7월에 기록한 4조 달러(약 5,560조 원)에서 8월 들어 3.7조 달러(약 5,143조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시장이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지 못한 채 중립적인 심리 속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낸스의 거래량 증가가 반드시 시장 활황이나 사용자 성장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은,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적 복합성과 과도한 레버리지 전략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단기적 거래 증가세는 긍정적 신호일 수 있으나, 지속 가능한 참여와 건전한 펀더멘털 강화 없이는 강세 흐름이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