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Robinhood)가 자사 파생상품 부문을 통해 스포츠 이벤트 관련 계약을 제공한 것이 문제가 되자 네바다주와 뉴저지주의 규제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이번 소송은 두 주 정부가 향후 시행할 수 있는 규제 조치 사전 차단을 노린 선제적 단계로, 로빈후드는 유사 사례에서 연방 법원이 이미 판단을 내린 만큼 자사에 대한 조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로빈후드는 현지 시각 4일, 네바다와 뉴저지의 게이밍 규제 기관 및 주 법무부를 상대로 각각 소장을 접수했다. 소송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연방 법원이 올해 초 예측 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의 스포츠 이벤트 계약 제공을 허용한 판결을 바탕으로 두 주에서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네바다와 뉴저지 주는 자사 서비스에 대해 금지 압박을 지속했다고 로빈후드는 설명했다.
앞서 칼시는 지난 3월, 두 주 정부가 보낸 서비스 중단 요구(Cease-and-Desist)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칼시는 자신들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제를 받는 합법적 시장이라고 주장했고, 연방 법원 역시 해당 주장에 손을 들어주며 각 주가 칼시에 대한 규제 조치를 취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 두 건의 주 정부 상대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로빈후드는 이 같은 재판 결과에도 불구하고 두 주가 자사만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만약 이런 편파적 규제가 계속된다면 칼시와의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벤트 계약(Event Contracts)’이라는 이 상품은 스포츠 경기나 선거 등 실제 사건의 발생 여부에 베팅하는 형태로, 블록체인 기반의 투명성과 계약 확정의 신뢰성을 앞세워 성장 중인 분야다.
이번 소송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파생 상품의 법적 지위와 시장 경쟁 환경에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출마 여부 등 미국 정치 이벤트와 관련된 베팅 상품이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각 주 정부와 연방 규제 기관 간의 판단차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