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리서치 플랫폼 코인이지(CoinEasy)는 최근 분석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 금융 인프라에서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며,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포괄적인 디지털 금융 구조의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서치는 네트워크 점유율, 발행사 수익성, 사용자 성장률 등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혁신’의 주춧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5년 들어 주요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자사 스테이블코인 출시 계획을,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각각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을 통합하거나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는 100개국 이상에서 관련 계좌를 지원하고 있으며, 트레이딩 앱 로빈후드와 리볼루트, 심지어 메타까지 이 자산군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스테이블코인이 더 이상 주변부 기술이 아닌, 금융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공급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가 확인된다. 코인이지(CoinEasy)는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58%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현재 2,500억 달러 규모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M2 통화공급량의 1% 수준이지만 향후 성장 여지가 크다는 것이 해당 보고서의 시각이다. 특히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미국 국채 금리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글로벌 유로달러 시장 규모(약 10조 달러)를 고려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확장성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의 뒷받침도 강력하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스테이블코인 월간 사용자 지갑 수는 연평균 242% 증가했으며, 이는 투기성 수요를 넘어서 실사용 기반이 넓어진 결과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국가들에서 신뢰 가능한 ‘디지털 달러’ 대체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리서치에 따르면 테더(USDT)의 공급량 중 36% 이상이 이러한 목적의 보유용으로 확인됐다. 설사 일부 지갑 수치가 봇이나 중복 생성일 수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 기반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시장 구도는 테더(USDT, 점유율 64%)와 USDC(25%)가 견고하게 양분하고 있다. 이더나(Ethena)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e는 출시 18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 2.2%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페이팔, 리플, 월드리버티 등 기존 기업들의 도전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코인이지(CoinEasy)는 테더와 USDC가 가진 네트워크 효과는 강력하지만, 이자 수익형 등 혁신 구조를 통한 시장 현신이 가속화될 수 있음을 전망했다.
블록체인별 분산 현황을 보면,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52%는 이더리움, 32%는 트론, 11% 이상은 솔라나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거래량 또한 2024년 5월 4,090억 달러에서 2025년 5월 기준 7,57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바이낸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에 USDT는 22%, USDC는 16%가 보관돼 있으며, USDC는 특히 디파이(DeFi) 활용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명확한 플랫폼 분산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활력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 예컨대 테더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한 이자 수익만으로 2025년 한 해 5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유 국채 기준으로 세계 19위권 국가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에테나의 USDe나 스카이(Sky)의 USDS처럼 사용자에게 이자 수익을 일부 분배하는 방식의 스테이블코인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탈중앙화 금융 구조 속에서 수익 분배 방식을 혁신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앞으로도 스테이블코인은 다양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성장 여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USDT 중심의 집중화 구조가 유지될지, 글로벌 금융사의 직접 발행 여부,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의 경합, 그리고 각국의 지정학적 통화 정책 대응 등 해결할 과제가 많다. 그럼에도 코인이지(CoinEasy)는 “이 시장은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을 뿐”이라며, 향후 수조 달러 규모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한정된 거래 용도의 도구가 아니다. 이는 전통 금융과 탈중앙화가 융합되는 과정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중간 단계로, 디지털 경제의 새 질서를 구성하는 핵심 인프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 시장의 모든 주체—정책 입안자, 개발자, 투자자—가 이 변화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해야 할 시대가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