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Coinbase)에서 보유 중이던 XRP 잔액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사라진 XRP 규모만 1,650만 개에 달하며, 현재 콜드월렛 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코인베이스의 XRP 보관 정책 변화 또는 제3자의 대규모 인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X(구 트위터)의 암호화폐 분석 계정 @XRPwallets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52개의 XRP 콜드월렛을 운영했다. 이 중 10개 지갑에는 각각 2,680만 XRP, 나머지 42개의 지갑에는 각각 1,650만 XRP가 보관돼 있었다. 그러나 9월 9일 기준, 1,650만 XRP를 담고 있는 지갑은 단 7개만 남았으며, 총 6개 지갑이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또 다른 1,650만 XRP가 콜드월렛에서 인출된 건으로, 현 시가 기준 약 1억 4,190만 원어치다.
이 같은 대규모 자산 이동은 단순한 거래소 지갑 정비가 아닌, 보다 구조적인 변화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암호화폐 ETF 시장과 관련된 기업 활동과 맞물려 해석될 여지가 크다. 블랙록(BlackRock)이 대표적이다. 블랙록은 지난 여름부터 코인베이스와 협업해 자사 투자 플랫폼 '알라딘(Aladdin)'의 기관 고객에게 XRP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비트코인(BTC) ETF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 XRP 사용 영역을 넓힌 사례로 주목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록은 아직까지도 XRP 기반 ETF 출시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ETH) ETF는 이미 출시한 반면, XRP ETF는 현재 추진 중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ETF스토어(ETF Store)의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 대표는 최근 발언을 통해 “블랙록이 언제 태도를 바꿀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정책 변화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코인베이스의 XRP 잔액 급감은 단순히 한 거래소의 자산 운용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의 리밸런싱이나 OTC(장외거래) 수요 확대를 반영한 결과일 수 있으며, XRP 생태계 전반의 유동성 흐름에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향후 공식적인 발표 여부에 따라 시장 반응이 출렁일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예의주시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