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코드 저장소와 온라인 토론방을 벗어나 대학원 강의실로 들어섰다. 미국 켄터키주에 위치한 컴벌랜드대학교(University of the Cumberlands, UC)에서는 최근 8주간의 석사 과정 강의인 ‘비트코인: 기본, 기술, 그리고 활용’이 마무리됐다.
이 강의는 비트코인을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닌 금융과 기술의 교차점으로 바라보며, 미제스(Ludwig von Mises)의 비판과 로스바드(Murray Rothbard)의 화폐 이론을 비롯한 고전적 비트코인 서적을 통해 이론적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수강생들은 단순히 ‘비트코인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넘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자산, 시장, 경영의 미래를 재편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봤다.
이번 과정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지난해 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두고 있던 시점에서 제안됐다. UC는 블록체인 기술을 포함한 학위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범위를 확대해 전공에 상관없이 수강 가능한 선택강의로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측은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금융 이해력을 키우고, 비트코인의 기초 이해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강의는 단순한 암호화폐 투자 정보를 다루는 내용을 넘어, 비트코인을 '사기'나 '버블'이 아닌 하나의 기술적, 경제적 패러다임으로 조망하는 설계 방식을 취했다. 수강생들은 거래 구조, 탈중앙화 원리, 프로토콜 수준에서의 보안 등에 대해 학습하고, 이를 통해 과거 금융 역사와의 연결점을 찾으며 미래의 활용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번에 수업을 담당한 교수진은 “비트코인을 투기 자산이 아닌 역사적 진화의 연속선상에서 조명하는 시각을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강의는 추천 도서 목록 선정부터 평가 지표 설정까지 독립적으로 구성되었으며, 다음 학기에는 보다 많은 수강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UC 측은 향후 이 강의를 블록체인, 탈중앙화 금융(DeFi), 토큰 거버넌스 등 다양한 주제로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강의를 기획한 학과 담당자는 “학생들은 단순한 이론 전달이 아니라, 산업을 이끄는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교과과정 개발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