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파리바와 HSBC가 실물자산(RWA) 중심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의 개발 조직 ‘캔톤 재단(Canton Foundation)’에 합류했다. 골드만삭스, 홍콩 FMI 서비스, 무디스레이팅스 등 최근 참여한 기관들과 함께 두 글로벌 은행이 추가되며, 전통 금융권의 블록체인 도입 움직임이 한층 더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캔톤 재단은 네트워크의 전략적 방향 설정과 거버넌스를 담당하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확산을 목표로 30곳 이상의 구성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규제 중심 설계, 상호운용성 강조와 함께 RWA 토큰화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실물 기반 자산을 블록체인 상에서 디지털화하고자 하는 흐름 속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는 셈이다.
BNP파리바 글로벌 마켓 부문 대표 위베르 드 랑빌리(Hubert de Lambilly)는 “이번 결정은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해 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려는 은행의 전략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BNP파리바는 이번 재단 참여 이전에도 캔톤 네트워크를 설계한 디지털에셋(Digital Asset)의 1억 3,500만 달러(약 1,877억 원) 규모 투자 라운드에 참여해 네트워크 발전을 후원한 바 있다.
HSBC 역시 디지털화된 금융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HSBC 디지털 자산·통화 총괄 존 오닐(John O’Neil)은 “재단 참여를 통해 블록체인 산업의 성숙을 돕고, 디지털 자산 시장 내 ‘실질 유동성’ 형성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HSBC는 최근 홍콩 정부의 새로운 규제 틀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 신청을 검토 중이며, 커스터디·토큰화·채권 발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적용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합류는 단순한 관심 차원을 넘어, 실물 금융 구조와 탈중앙 기술의 융합을 구현하려는 글로벌 은행들의 구체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시절 강화됐던 금융 규제를 의식하면서도, 규제 친화적 설계가 가능한 특정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입지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기관 중심의 블록체인 사용 사례가 확대되면서, RWA 토큰화는 앞으로도 금융 부문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