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차기 하드포크인 '푸사카(Fusaka)' 업그레이드를 통해 확장성 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전체 블록체인 데이터를 다운로드하지 않고도 노드가 데이터 가용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푸사카 업그레이드는 오는 12월 도입 예정이며, 핵심 기능인 피어DAS(PeerDAS, Peer Data Availability Sampling)를 통해 현재 이더리움의 주요 한계로 지적돼온 데이터 가용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부테린은 2일 X(구 트위터)를 통해 "PeerDAS는 어느 하나의 노드도 전체 데이터를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되는 이례적인 형태의 블록체인 구조를 실시간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라며, "이는 레이어2(L2)의 확장성, 나아가 궁극적으로 레이어1(L1)의 확장성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방식은 노드가 모든 블록체인 데이터를 다 받아야 검증이 가능했지만, PeerDAS는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블롭(blob)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샘플링해 데이터가 존재함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대역폭 부담을 줄이고 네트워크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기능은 지난 1월 이더리움 개선 제안서인 EIP-7594에서 공식 도입됐다. 해당 EIP에는 "추가적인 데이터 가용성 제공은 롤업 기반 L2 시스템의 확장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수단"이라 명시돼 있다.
부테린의 이 같은 발언은 크립토 투자사 드래곤플라이의 데이터 책임자 힐데베르 무리에(Hildebert Moulié)의 게시물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나왔다. 무리에는 최근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블록당 블롭 6개 목표치를 처음으로 달성했다며 네트워크 활동 급증 상황을 전했다. 블롭 사용량 급등은 코인베이스의 L2 네트워크 베이스(Base)와 월드코인(Worldcoin)의 활동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블롭(Binary Large Object)은 거대한 바이너리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기 위해 사용되는 포맷으로, 지난 3월 이뤄진 덴쿤(Dencun) 업그레이드(EIP-4844, ‘프로 댕크샤딩’)를 통해 이더리움에 도입됐다. 주된 목적은 L2 롤업의 거래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한 것이다.
이더리움은 L2 성장에 맞춰 기술적 기반을 지속 강화하고 있으며, 푸사카 업그레이드에 포함된 PeerDAS는 이러한 맥락에서 데이터 병목 현상을 혁신적으로 타개할 기술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구조적 개선이 실제로 네트워크 효율성과 사용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올해 연말 업그레이드 이후의 변화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