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Swift)와 UBS자산운용이 블록체인 오라클 제공업체 체인링크(LINK)와 공동으로 진행한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전통 금융 인프라를 활용한 온체인 펀드 거래 모델이 공개됐다. 시범 운용된 솔루션은 글로벌 금융기관이 기존 메시징 시스템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상에서 펀드 거래를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체인링크는 25일 자사 실행 레이어인 체인링크 런타임 환경(CRE)을 스위프트 메시징 시스템과 통합했다고 발표했다. 이 통합을 통해 전 세계 은행들이 별도의 추가 인프라 없이 기존 스위프트 통신망만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직접 접근해 온체인 거래를 실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CRE가 ISO 20022 메시지와 호환돼 펀드 가입 및 환매 과정을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번 기술 통합은 올해 체인링크가 싱가포르통화청(MAS) 및 UBS자산운용의 토큰화 부서 ‘UBS 토크나이즈’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 가디언(Guardian)’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 파일럿은 기존 금융 시스템과 토큰화된 자산 간의 연동 가능성을 검증한 사례로, 실제 펀드 거래 프로세스를 블록체인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수탁기관, 이체 대행자, 펀드 관리자 등 여러 중개기관을 거쳐야 했던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거래 속도와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체인링크 측은 “이번 통합은 금융기관이 이미 익숙하게 사용 중인 기술 위에서 블록체인과의 마지막 연결고리를 제공한다”며, 전통 금융 시스템의 복잡한 기초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디지털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자산운용 시장 규모는 147조 달러(약 2경 44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메가 트렌드에 발맞춰 블록체인 기반 자산운용은 제도권 금융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빠르게 진화 중이다. 업계는 이번 체인링크와 스위프트의 협력을 계기로 글로벌 은행의 토큰화 자산 채택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