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의 동상이 스위스 루가노에 다시 설치됐다. 약 두 달 전 정체불명의 누군가에 의해 파손된 이 조형물은 인근 체레시오 호수에서 발견됐으며, 지역 사회와 업계 인사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복원됐다.
사토시 동상은 2024년 ‘비트코인 플랜 B 포럼’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루가노가 블록체인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어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물 파손을 넘어 디지털 자산이 갖는 철학적 상징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부각시켰다. 특히 이탈리아 작가 발렌티나 피코치가 설계한 동상은 정면에서 보면 사라지는 독특한 시각적 효과로 사토시의 익명성을 표현해 더욱 주목받았다.
이번 복원은 시민들과 업계 리더들의 의지가 집결된 결과다. 테더(Tether)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와 비트코인 최대 지지자로 알려진 샘슨 모우는 공식 청원 운동을 벌이며, 1,000명 서명을 목표로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루가노 시민들도 지난 8월부터 공식적으로 동상 복구 청원을 시작해, 지역 정부가 이에 화답하며 동상이 다시 파르코 치아니 공원에 돌아올 수 있게 됐다.
복원식 당시 수백 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행사에 참석해 사토시의 상징적 귀환을 기념했다. 이는 단순한 조형물 복원을 넘어, 비트코인이라는 탈중앙화 운동의 정신을 다시금 강조하는 장면으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세계 금융을 재편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사토시 동상 사건은 그 흐름을 상징적으로 요약한다. 2,100만 개로 공급량이 고정된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기존 금융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의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트레티지(Strategy)와 메타플래닛(Metaplanet) 같은 기관은 수천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매집하며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블랙록(BlackRock)과 피델리티(Fidelity)의 ETF 출시로 제도권 투자 접근성도 크게 향상됐다. 국제 송금 속도와 수수료를 대폭 개선하는 비트코인의 확장성은, 특히 이주노동자 송금 시장에서 큰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결국 루가노의 사토시 복원은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자 자산이 아닌, 기술·금융·문화까지 아우르는 변혁의 중심에 서 있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