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의 기업가치가 400억 달러(약 54조 원)를 넘어서며 마스터카드와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했다. 같은 날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비트코인을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언급하며 주식시장 거품 속에서 자금이 금과 비트코인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기업 리플은 마스터카드, 제미니와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RLUSD'를 활용한 신용카드 결제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당 결제는 리플의 퍼블릭 블록체인인 XRP 레저(XRPL) 상에서 이뤄지며, 미국 내 규제은행인 웹뱅크(WebBank)가 참여해 결제 인프라를 제공한다. 이는 미국 전통 금융기관이 스테이블코인과 퍼블릭 블록체인을 통합한 드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번 발표는 리플이 최근 5억 달러(약 6,750억 원)의 전략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기업가치 400억 달러(약 54조 원)를 달성했다는 뉴스와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체 자금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며 기업공개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발행사인 리플과는 별개로 XRP 자체는 온체인 거래 과열로 단기 가격 하방 압력에 직면해 있다.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는 XRP 레저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일일 거래 건수가 95만 건 이상으로 급증한 점에 주목하며, 이는 통상 대량 매도와 포지션 정리에 연관된 '비정상 신호'라고 분석했다.

가격 패턴도 부정적이다. 올 10월 초만 해도 3달러에 육박했던 XRP는 지속적인 거래 증가 속에서 2.30달러로 밀렸고, 최근에는 2달러 지지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크립토퀀트는 XRP가 1.90달러를 방어하지 못할 경우 기술적 분산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미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정책 변화를 지적하며 비트코인(BTC)의 역할을 강조했다. 달리오는 “미국 연준이 조만간 다시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단순 위기 대응이 아닌 거품 속에서의 양적완화(QE) 재개”라고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만성적 재정 적자, 정치 불확실성이 결합한 상황에서 ‘희소성과 촉망 받는 자산’으로서 금과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이더리움(ETH)에서만 하루 새 8,650만 달러(약 1,165억 원)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비트코인에서도 6,160만 달러(약 83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최근 하루만에 전체 시장 청산 규모는 3억 500만 달러(약 4,117억 원)에 달했으며, 숏 포지션보다 롱 포지션 피해가 컸다.

현재 비트코인은 10만 2,800달러(약 1억 3,782만 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10만 달러 선이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 반등 목표 구간은 10만 8,000~11만 2,000달러(약 1억 4,490만~1억 5,040만 원)로 제시되며, 하방 위험은 9만 3,500달러(약 1억 2,535만 원)까지 존재한다. 이더리움은 3,400달러(약 456만 원) 수준에서, XRP는 2.30달러(약 3080원)로 거래 중이다.

이번 리플-마스터카드 제휴는 블록체인의 실물결제 적용 사례를 늘려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온체인 데이터와 변동성 높은 시장 분위기를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방어적 투자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