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비트코인(BTC)과 일반 암호화폐 중 하나를 선택하려는 것이 아니라, 두 분야를 각각의 도시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육성하고 있다. 아부다비는 제도권을 중심으로 한 ‘비트코인 허브’로, 두바이는 실생활 중심의 ‘종합 크립토 허브’로 기능하며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UAE의 수도 아부다비는 기관투자자 중심의 비트코인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초점은 수탁, 장외거래(OTC) 유동성, 채굴 사업, 규제 기반 자본시장 등이다. 반면 두바이는 소비자 친화적인 생태계를 지향하며, 암호화폐 결제, 스테이블코인, 웹3 앱, 게임, 디지털 자산 토큰화 등 보다 광범위한 디지털 자산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접근을 단순한 역할 분담이 아닌 ‘계층화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UAE 최대 비트코인 중심 행사인 ‘비트코인 MENA’의 기획자 그렉 데이비스는 “두 도시는 서로 보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다양한 디지털 자산 생태계는 자연스럽게 가장 안전하고 입증된 자산인 비트코인으로 관심을 이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구조가 UAE 전역에 유연하고 역동적인 시장을 형성한다”고 강조했다.

두바이 블록체인 센터 공동설립자이자 웹3 기반 신원 인증 플랫폼 보너즈 창업자인 마티아스 멘데는 “아부다비가 ‘암호화폐 월스트리트’를 구축하고 있다면, 두바이는 사람들이 기술을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아부다비는 제도권 금융 강화를 지향하고 있는 반면 두바이는 실사용 및 탈중앙화 혁신을 실험하는 장으로써 기능하고 있다는 의미다.

UAE가 이러한 이원화 전략을 통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양쪽 생태계 모두를 포괄함으로써, 중동 지역에서 가장 진보적인 크립토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 재편 과정에서 이 모델이 또 다른 국가들의 참고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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