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의 멀티체인 확장을 위한 ‘wXRP(랩드 XRP)’가 출범한다. 규제에 기반한 수탁사 헥스트러스트(Hex Trust)가 발행을 맡아, 솔라나(SOL), 이더리움(ETH), 옵티미즘(OP), 하이퍼EVM 등 주요 블록체인을 넘나드는 XRP의 디파이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헥스트러스트는 12일 공식 발표를 통해 wXRP를 선보였다. wXRP는 기존 XRP와 1대1로 연동되는 구조로, 사용자가 원본 XRP를 예치하면 같은 수량의 wXRP가 발행되고, 다시 XRP로 바꿀 때는 해당 wXRP가 소각된다. 이 구조는 wXRP 유통량이 항상 실제 XRP 예치량과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해 신뢰성을 높였다.

헥스트러스트는 wXRP를 통해 리플 생태계를 멀티체인 디파이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초기 발행 시 약 1억 달러(약 1,477억 원) 규모의 wXRP가 락업 상태로 출범할 예정이며, 이는 거래 유동성을 높이고 가격 슬리피지(급등락으로 인한 거래 손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규제 기반 수탁과 투명한 구조

기존에 코인을 서로 다른 블록체인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은 대부분 규제되지 않은 브리지(bridge, 연결 서비스)에 의존했다. 이에 따라 해킹 위험이 잦았고 자산 보호에 대한 우려도 컸다. 헥스트러스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wXRP 발행과 상환을 자동화된 규제 기반 시스템으로 운용하고, 원본 XRP 자산은 분리된 수탁 계정에 보관한다.

또한 보험 및 기관급 보안 기준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wXRP는 기관투자자, 디파이 프로토콜, 개인 투자자 모두에게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대체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wXRP는 오므니체인 호환성 기술을 표방하는 레이어제로(LayerZero)의 'Omnichain Fungible Token(OFT)' 표준을 따른다. 사용자는 제3의 브리지 없이 다양한 블록체인 간에 wXRP를 옮길 수 있다.

wXRP, RLUSD와 시너지 확대

헥스트러스트는 wXRP가 리플이 개발 중인 규제형 스테이블코인 RLUSD와 각 체인에서 함께 거래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RLUSD는 달러화에 연동된 자산으로, wXRP와의 조합을 통해 탈중앙화 금융에서 교환, 대출, 유동성 공급 등의 활용이 가능해진다. 이 조합은 특히 디파이 체계 안에서 안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리플의 블록체인 개발 부문인 리플엑스(RippleX)의 마커스 인팡거 수석부사장은 “wXRP는 XRP에 대한 기관 및 디파이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방안이며, RLUSD와의 결합은 다양한 체인에서 규제 기반으로 XRP를 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XRP 활용성 확대… 네트워크 활동도 증가

한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근 XRP 원장(XRPL)에서의 네트워크 속도 지표가 지난 2일 사상 최고인 0.0324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네트워크 속도는 단위 시간 동안 자산이 얼마나 자주 이동하는지를 나타내며, 이는 XRP 보유자가 단순히 자산을 지갑에 보관하기보다, 실제로 거래나 응용프로그램에서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산업적 확장도 계속되고 있다. 리플은 최근 스위스 소재 암호화폐 전문은행 아미나뱅크(AMINA Bank AG)와 제휴를 맺고 리플의 크로스보더 결제 솔루션을 통해 실시간 송금 인프라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통 금융 시스템과 웹3 서비스를 잇는 중간층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리플과 헥스트러스트가 함께 구상하는 XRP의 멀티체인 전략은 향후 디파이 산업 안에서 XRP의 존재감을 크게 높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접근성 확보와 규제 친화적 구조 강조는 시장 신뢰 확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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