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x Trust가 1억 달러(약 1,473억 원)에 달하는 초기 유동성을 지원하며 래핑 XRP(wXRP)를 공식 출시했다. wXRP는 이더리움, 솔라나, 옵티미즘, 하이퍼EVM 등 주요 체인을 아우르며 탈중앙화 금융(DeFi)에서 XRP 유동성 확장을 노린다.

이번 출시로 Hex Trust는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와의 거래쌍을 중심으로 EVM 호환 체인에서 XRP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wXRP 구조는 1:1 수탁 기반으로, Hex Trust가 실제 XRP를 보관하고 사용자에게는 이를 반영한 IOU(차용증서 형태의 토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래핑 방식의 표준적 구조지만, XRP 원장이 애초에 배제하고자 했던 ‘단일 실패 지점’인 수탁기관 리스크를 다시 도입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wXRP, cbXRP, eXRP… 갈라지는 XRP 유동성

이미 코인베이스의 cbXRP, 엑셀라의 eXRP 같은 래핑 XRP 제품이 있는 시장에 Hex Trust의 wXRP까지 등장하면서 XRP 유동성은 더욱 분산되는 양상이다. 간편한 체인간 이동과 높은 DeFi 유동성 제공을 목표로 하지만, 실상은 경쟁 구조 속에서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 거래(아비트리지) 기회는 늘고 반대로 깊은 유동성은 해체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각 래핑 XRP 간 매수·매도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Hex Trust는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레이어제로(LayerZero)의 오우에프티(OFT, Omnichain Fungible Token) 표준을 도입했다. OFT는 전통적인 라커앤민트(잠금-발행) 브릿지 구조보다 공격 면을 줄일 수 있는 설계지만, 이는 ‘이론적’이라는 한계도 분명하다. 사실상 1억 달러가 보관된 하나의 멀티시그 지갑이 깨지면 해당 wXRP는 무가치가 될 수 있다.

브릿지 해킹, 수탁사 위험… 가장 큰 리스크는 ‘구조’

2025년 상반기 기준, 전체 암호화폐 손실의 절반 이상이 브릿지와 수탁기관 침해로 발생했다는 업계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장을 떠나 타체인에 올라간 wXRP는 XRP 원장이 설계한 보안성이 아닌 스마트 컨트랙트 보안에 의존하게 되는 셈이다.

즉, 랩핑 구조 자체는 DeFi로의 확장이라는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프로토콜 보안’을 포기하고 ‘수탁자와 스마트컨트랙트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래핑 XRP 시장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토큰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잇는 브릿지와 보관 지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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